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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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불교 현장]동두천ㆍ의정부ㆍ포천

동두천 자재암이 지난 4월 말 개최한 동두천시 노인 경로잔치 모습.


# 동두천

동두천 불교가 이렇게 달라지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역민들도 “동두천 불교가 저렇게 변할 수 있느냐”며 의아해할 정도고, 동두천 스님들조차도 스스로 놀라고 있다. 10년 만에 동두천 불교가 살아난 것이다. 도대체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동두천사암연합회는 올해 봉축행사를 동두천 불교 사상 가장 성대하게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암연합회 소속 33개 사찰이 ‘한 번 해보자’고 의기를 투합했고, 그 결과가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동두천의 사찰은 모두 40여 개. 이 가운데 33개 사찰이 사암연합회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지역 사찰 수가 비교적 적은 편이라고 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참여율이다.
이런 분위기는 포교 경험이 풍부한 법해 스님이 지난해 12월 동두천의 대표사찰인 자재암의 주지로 부임해오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에 동두천의 스님들이 법해 스님을 중심으로 동두천 불교를 일으켜 보자고 결의했고 유명무실했던 사암연합회를 재건했다. 그리고 지역 사찰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면서 강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

동두천 불교가 달라진 이유는 또 있다. 군부대가 밀집한 지역의 특수성에 맞춰 각 사찰들이 군 포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법해ㆍ용하(중화사 주지)ㆍ혜성(덕수사 주지) 스님이 직접 군부대를 찾아다니며 법회를 주관했고, 영도암 선화사 반야사 등 거의 대부분의 사찰이 군 포교 후원에 참여했다. 그리고 보문사 주지 정오 스님과 용하 스님이 시청불자회인 삼보회의 신행을 도우면서 재가불자 신행활성화에도 적극 나섰다.

사실 사찰들 입장에서 보면 동두천의 여건이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다. 현재 동두천의 인구는 7만4천 정도.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계속해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수년 이내에 미군부대가 이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또 상대적으로 인근의 양주가 계속해 발전하고 있어 인구 감소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만큼 사찰 운영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동두천 사찰들은 지금처럼 단합해서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포교활동을 펼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에 차 있다. 또 자재암이 위치해 있는 소요산 국민관광지가 개발되고 내년까지 동두천에 전철이 개통될 경우 오히려 포교여건이 좋아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동두천사암연합회장 법해 스님은 시민과 불자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불교회관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역 사찰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 의정부

의정부 불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어느 지역보다 비구니 스님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어린이 포교도 비교적 활발하다. 이 지역 15명의 비구니 스님 모임인 ‘자비회’는 시내에 위치한 ‘자비회관’에서 매주 마다 법회를 갖고 있으며, 자비장학회 운영을 통해 불자들의 신행을 돕고 불교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또 자비회, 의정부포교원, 석림사, 봉화정사는 어린이집을, 회룡사는 어린이 합창단과 어린이 법회 운영을 통해 어린이 포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의정부 불교는 상당히 침체돼 있다. 문제는 침체를 벗어날 뾰족한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것이다. 회룡사, 의정부포교원 등 5~6개 사찰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사암연합회의 와해 때문이다. 2년 전 북한산 관통도로 문제로 사찰들이 찬성쪽과 반대쪽으로 나뉘면서 대립했고 결국 상호간의 불신이 깊어지면서 사암연합회는 유명무실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정부 사찰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희망에는 분명한 가능성이 있다. 우선 비구니 선원을 운영하고 있는 회룡사가 포교사찰임을 자임하고 나섰고, 운불련도 열심히 활동하면서 움직이는 포교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또 서울 위쪽으로는 유일한 천태종 사찰인 의정부포교당이 8월에 녹양동 하동촌으로 이전하면서 종단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본격적인 포교활동에 뛰어든다.

여기에다 사암연합회를 재건해 의정부 불교를 살려야 한다는 인식이 스님들 사이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어, 사암련이 본격 가동될 경우 의정부 불교는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포천

개구리가 멀리 뛰기 위해 움츠리고 있는 모습. 포천의 스님들은 포천 불교를 이렇게 말한다. 지난 10여 년 간 어느 정도 성장세를 이뤄왔지만 서로의 힘을 결집시키지는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포천의 스님들은 여러 가지 여건이 성숙되고 있는 만큼 포천 불교를 바꿔보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다.

이렇게 자신감을 갖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전국 어디다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9인의 경승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지역민들에게 ‘움직이는 불교’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또 자비사가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향적사 대안사 구암사 성불암은 불우이웃 및 군부대 후원 사업을, 보문정사는 어린이 포교를, 왕산사는 노인복지 사업을 전개하면서 ‘받기만 하는 불교’가 아닌 ‘베푸는 불교’를 각인시켰다.

여기에다 사암연합회가 정기적으로 군부대를 방문하고 소년소녀가장돕기,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민 돕기 탁발에 나서는 등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불교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이렇게 포천불교가 자리를 잡아가자 최근 들어 포천 스님들은 불교회관을 짓고 불교대학을 개설하는 등 본격적인 포교에 나서자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한 두 종단의 사찰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여타 지역과 달리 15개 종단 사찰이 고루 분포돼 있어 화합이 쉽지 않을 것 같지만 포천 불교를 위하는 마음은 하나라는 것도 포천 불교의 발전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인구 17만에 사찰 수는 100여 개. 인구에 비해 사찰이 다소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인구가 계속해 늘고 있고, 공장이 계속해 들어서면서 지역경제가 호전되고 있는 데다, 서울에서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을 볼 때 포천 불교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포천의 스님들은 말한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함에도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사암연합회가 더 활성화되고, 더 많은 사찰들이 이를 뒷받침할 경우 포천 불교는 단시일 내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지역불교 이끄는 주역들


혜승 스님
혜승 스님(포천 보문정사 주지ㆍ포천경찰서 경승실장)

포천의 스님들이 모두 인정하듯이 포천에서 가장 활발한 포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게 두 차례 사암연합회장을 맡아 포천불교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어린이ㆍ청소년 법회를 운영하며 인재불사에 주력하고 있다. 포천경찰서 경승실장으로 9명의 경승을 이끌며 경찰포교에도 매진중이다.

평소 대중불교를 강조하며 회향하는 불교가 돼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삼론종 창종 멤버로 삼론종 총무원장과 종회의장을 지냈으며, 매주 포천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승법 스님
승법 스님(포천 향적사 주지)

나누는 것이 불교 대중화의 지름길이라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수시로 돕고 있고, 인근 농아시설에도 정기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

가정형편이 불우한 아이들도 7명이나 키웠다. 사암연합회 사무총장으로서 사암련 차원의 복지시설 및 군부대 지원을 주도하고 있다.

내년에는 경내 안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꽃길을 조성하고, 어르신들이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시설을 짓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정오 스님
정오 스님(동두천 보문사 주지)

신도들이나 지역 주민들에게 무엇이든 주기 바쁘다.

3년간 동두천 노인대학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제공했고, 수시로 인근 노인정을 다니며 이것저것 베풀고 있는가 하면, 여주교도소를 다니며 면회 올 가족이 없는 재소자들에게 영치금도 넣어주고, 지역민들을 위해 1천만원이 넘는 사비를 들여 약수터도 만들어 주었다.

그런 스님을 정오 스님을 욕심없고 순수한 ‘촌사람’이라고 말한다.

30년 넘게 은사스님과 함께 살고 있는 스님의 꿈은 무료 양로원을 지어 불우한 어르신들을 돌보는 것이다.



성견 스님
성견 스님(의정부 회룡사 주지)

지난해 입적한 은사 혜주 스님의 뜻을 이어 회룡사를 의정부 제1의 수행ㆍ포교도량으로 가꾸는데 여념이 없다.

회룡사 주지 소임을 맡은 것은 4년 전. 어린이 포교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어린이 합창단을 만들고 어린이 법회도 운영하고 있다.

또 어린이 생태학교도 열어 환경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 거사림회를 조직하고 신도교육 강화를 위해 초청법회를 자주 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의정부 비구니 스님들의 모임인 자비회 산하의 (사)자비장학회 이사와 광동학원 이사를 맡고 있다.



석봉 스님
석봉 스님(포천 흥룡사 주지)

지난 2월 주지로 부임한지 4개월 여 만에 경내와 주변을 깨끗하게 정비하는 등 흥룡사를 몰라보게 바꾸어 놓았다.

백운계곡이라는 관광지에 위치한 절의 특성을 살려 흥룡사를 포천시민의 쉼터이자 관광사찰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포천시 및 광동학원과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광동학원 이사장 일면 스님의 상좌로 일본 대정대학과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현재 의정부 송산노인복지회관 관장도 맡고 있다.



법해 스님
법해 스님(동두천 자재암 주지ㆍ동두천사암연합회장)

지난해 12월 자재암 주지로 부임, 6개월여 만에 동두천 불교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동두천 불교사상 처음으로 시차원의 경로잔치를 개최했는가 하면 불교교양대학을 개설하고 합창단을 창단했으며, 지역 초ㆍ중ㆍ고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지역 군부대 법회를 주관하는 등 군 포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베푸는 사찰이 되어야 한다는 소신으로 각급 신행단체들에게도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어린이 법회 운영을 계획하고 있으며, 편안히 기도하고 쉴 수 있는 수련원을 건립하겠다는 발원을 하고 있다.



관적 스님
관적 스님(포천 선광사 주지)

올바른 교육만이 정법을 펼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다는 소신으로 신도교육에 역점을 두공 있다.

중앙승가대 총장 종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통도사 강원, 통도사 해인사 법주사 선원, 해인사 율원 등지에서 공부했다.

95년 선광사를 창건했으며, 아직 불사를 진행하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무료급식소와 맞벌이 부부들을 위한 무료유치원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지순 스님
지순 스님(포천 만덕사 주지)

입적한 전 태고종 종정 덕암 스님이 가장 아꼈다는 손상좌. 덕암 스님의 상좌이자 은사인 태고종 대종사 혜숭 스님과 함께 20년 전 포천에 와서 만덕사를 일궜다.

‘대보리원 만덕사’라는 절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만덕사를 깨달음의 동산으로 가꾸는데 노력을 다하고 있다. 만덕사 주지를 맡은 것은 10년 전부터.

만덕사 인근의 야외법당을 장엄하게 꾸며서 누구나 편안하게 쉬면서 친근하게 불교를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혜성 스님
혜성 스님(동두천 덕수사 주지)

동두천사암연합회 총무를 맡아 회장인 법해 스님과 함께 동두천 불교 활성화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대륜불교문화연구원 이사, 태고학회 이사, 양주경찰서 경승위원, 28사단 지도법사 등을 맡고 있다.

평상시 신도들에게 인욕바라밀을 강조하는 혜성 스님은 아이들을 좋아해 지난해부터 정기적으로 놀이동산에도 가고 있다.

불교를 즐겁게 접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지론. 염불원과 선원을 건립해 실력있는 후학을 키워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탄성 스님
탄성 스님(천태종 의정부포교당 주지)

올 1월부터 경기북부의 유일한 천태종 사찰인 의정부포교당 주지를 맡아 천태종 저변확대와 불교포교의 중책을 맡게 된 30대의 젊은 스님.

내년부터 사암연합회에 가입해 지역 사찰들과 함께 하며 지역불교 발전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탄성 스님은 의정부 불교가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15년간의 군 생활을 한 군인출신답게 의정부 지역 군부대와 함께 전몰장병을 위한 천도재를 열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동두천ㆍ의정부ㆍ포천=한명우 기자 |
2005-06-25 오전 9:30:00
 
한마디
흥룡사주지스님과 자재암주지스님 소개가 바뀌지 않았나요?
(2006-06-19 오후 5: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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