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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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불교를 찾아서-경기 고양ㆍ양주

#고양


인구 100만을 바라보고 있는 경기도 고양. 1992년 군에서 시로 승격한 이래 급속도의 발전을 이뤘다. 최근에는 한국국제전시장(Kintex)이 들어선데 이어 삼송신도시와 고양관광문화단지가 들어서게 되고, 바로 인근에 은평뉴타운이 건립된다. 게다가 곳곳에서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고 있고 6월말이면 동국대 일산병원이 문을 열게 된다. 이렇게 고양은 지금 수도권 제1의 도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천수천안 자원봉사자드이 고양시 하천에서 환경 정화활동을 하고 있다.
고양불교가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기독교세가 우세한 여건을 극복하고 나름대로 상당한 성과를 일궈냈지만, 앞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고양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경기 북부권 불교의 위상이 좌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고양불교는 한마디로 ‘안정적’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듯하다. 사암연합회 활동도 다른 지역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고, 사찰들의 포교활동도 크게 흠잡을 데가 없다. 게다가 고양불교의 자랑인 자원봉사단체 ‘천수천안’은 내용과 규모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우선 천수천안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천수천안은 고양불교의 자랑이자 한국불교의 자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조직적이고 활발하다. 2002년 고양사암연합회의 10여개 사찰들이 뜻을 모아 창립된 천수천안은 이듬해 인 2003년 사단법인이 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그리고 지금은 800여 자원봉사자가 국립암센터, 일산노인복지관, 남양주 에덴노인센터, 고양장애인주간보호센터 등 50여개 시설에서 정기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게다가 군법당ㆍ불교문화ㆍ지역사회 지원활동과 수해 및 설해 등 긴급재난구조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천수천안이 이렇게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활동을 벌일 수 있는 것은 고양사암연합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10여개 사찰들이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고, 시내에 사암연합회 사무실을 열어 자원봉사자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고, 담당자까지 두면서 천수천안을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사암연합회가 봉사단체를, 그것도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경우는 고양이 유일하다.

천수천안의 근간인 사암연합회는 활동 사찰 수가 10여 곳에 불과하지만 상당한 결속력을 보이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단 간 불협화음이 없는 것도 고양불교의 자랑거리다.
개별 사찰들의 활동도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도심포교를 맡고 있는 통도사 포교당인 여래사와 원각사, 송광사 포교당 정혜사, 광명사 등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도심 속 불교를 심고 있다.

대규모 도심포교당인 여래사(주지 각현)는 청소년회관, 페백실, 서점, 소극장(Seensee Theater), 방송실 등 갖추고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정혜사(주지 허운)는 일요법회, 경전반 및 기초입문반, 봉사활동 등 교육-봉사-법회-기도 등으로 이어지는 신행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원각사(주지 정각) 역시 불교대학과 문화강좌, 봉사활동 등을 통해 불교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고, 아파트 단지 주변에 위치한 광명사(주지 대덕)도 지역민들과 직접 만나는 행사 등을 개최하는 등 공격적인 포교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덕양사 역시 안정적인 법회 운영을 통해 고양불교 발전의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전통사찰로는 흥국사(주지 대오)의 활동이 단연 돋보인다. 어린이ㆍ학생ㆍ거사림ㆍ합창단 법회 외에 불교교양대학과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면서 불교포교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노적사 역시 불교교양대학과 각종 신행단체들의 활동으로 지역 포교에 나서고 있고, 성보사도 노인복지와 소년소녀가장돕기 등으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그러나 몇 가지 과제도 안고 있다. 우선 시 규모가 계속해 커지면서 이를 따라갈 수 있는 포교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사암연합회의 활동 사찰 수를 현재의 10여 곳에서 대폭 늘려 활동력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인식을 하고 있는 스님들은 별로 없다. 고양불교는 지금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점에 놓여있다.


#양주



양주 불교는 다소 침체돼 있다. 인구 15만에 사찰 수는 40여 곳으로 그리 적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서울과 바로 인접해 있는 지리적 특성상 양주시민들의 생활권이 서울에 속해있어 신행활동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사암연합회 활동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특별한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침체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천수천안 자원봉사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에서 그나마 일부 사찰들은 나름대로의 색깔을 갖고 활동을 펴고 있다. 일요법회, 사경법회, 거사법회 등이 활성화돼 있는 지장사(주지 대운)는 초등생을 대상으로 여름과 겨울방학 때 한문서당을 열고 있으며, 다가오는 8월에는 단기출가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 석굴암(주지 도일)은 주말마다 철야기도와 청년회 법회를 통해 불교활성화에 나서는 한편 인근 군부대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을 통해 군 포교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석굴암 확장 불사를 마치고 기도처로서의 면모를 확고히 했다.
서울 삼보사 분원 육지장사(주지 지원)는 3백여평 규모의 청소년회관과 요사채를 갖추고 포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제1회 영화축제와 록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시대흐름에 맞는 문화포교에 역점을 두고 있다.

회암사는 양주가 자랑하는 천년고찰로 현재는 발굴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대승사, 백화암, 송암사 등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역불교를 이끄는 사람들


도명스님

▨도명 스님(고양 덕양사 주지ㆍ고양사암연합회장)

2003년부터 고양불교사암련 회장과 고양불교가 자랑하는 자원봉사단체인 사단법인 천수천안의 초대 이사장을 맡아 고양불교를 이끌고 있다. 스님의 가장 큰 소망은 천수천안의 활동이 보다 활발해지는 것이다. 이사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천수천안 봉사활동에도 직접 참여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천수천안 활동을 권할 정도로 열의가 높다.
보다 많은 사찰들이 사암연합회에 참여해 지금보다 더 나은 여건에서 포교활동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종후스님

▨종후 스님(고양 노적사 주지)

노적사 주지를 맡은 지 30년이 넘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포교를 최고의 화두로 삼고 있다. 불교교양대학 강의를 직접 할 정도로 신도교육을 중요시여기고 있으며, 스님 스스로도 모범을 보이기 위해 소양교육이나 재교육 기회가 있으면 빠지지 않는다. 영등포교도소 교화위원으로 있으면서 경전과 테이프 등의 법보시 활동도 하고 있다. 1992년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평불협 이사를 맡고 있다.

해련스님

▨해련 스님(양주 대원정사 주지)

회향하는 삶이 아름답다고 늘 신도들에게도 늘 강조한다. 대웅전과 지장대불 불사를 진행 중이며, 특히 석불로 모셔지는 지장대불은 6m가 넘는 큰 규모다. 15년 간 15명의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지역 어르신 위안잔치를 열어왔다. 규칙을 엄격히 지키고 단 하루도 기도를 거르지 않을 정도로 신도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문화포교에 관심이 많으며, 신도들에게 의존하지 않는 자생력 있는 사찰운영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병진 스님(고양 장안사 주지)

장안사는 불교계의 대표적인 납골당을 갖춘 사찰. 3만여 기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5천여기가 있다. 불교인뿐만 아니라 개신교 천주교 등 타종교인들을 위한 별도의 납골공간도 마련해놓았다. 2004년에는 중국에 정착한 한국인들을 위해 중국 청도에 ‘장안사’를 지었으며, 한국인들의 정신적 육체적 휴식처가 될 수 있는 쉼터를 중국 장안사 인근에 세우겠다는 발원을 하고 있다.

무량스님

▨무량 스님(고양 무량사 주지)

27년 전 4.5평짜리 법당 하나에 불과했던 무량사를 바꾸어 놓았다. 약사전, 종각, 요사채, 일주문, 종각을 건립하고 현재는 대웅전 불사를 마무리 중에 있다. 고양시에 위치한 북한산 소재 21개 사찰 모임인 ‘북한동사암연합회’ 회장을 4년 째 맡고 있으면서 1년에 한 두 차례 지역 어르신 경로잔치를 여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불교 법화종 총무부장 재무부장 등 종단 오랫동안 종단 소임을 맡았으며, 관내 지역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대오 스님.

▨대오 스님(고양 흥국사 주지ㆍ고양사암련 부회장)

고양불교 포교의 중심축인 흥국사를 명실상부한 전법도량으로 가꾸었다. 4년 전 흥국사 주지로 부임한 이래 어린이ㆍ중고생ㆍ거사림ㆍ합창단 법회를 만들고, 불교교양대학과 템플스테이를 여는 등 고양불교 포교와 신도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창립된 고양경찰서불자회 창립의 산파역할을 하고 현재 고양경찰서 경승실장을 맡고 있으며, 고양사암연합회 부회장과 천수천안 상임이사도 맡고 있다. 인근 군부대와 자매결연해 군 포교에도 나서고 있다.

도일스님

▨도일 스님(양주 석굴암 주지)

은사 초안 스님의 뒤를 이어 주지 소임을 맡은 것은 1995년부터. 청빈한 수행자였던 은사 스님의 뜻을 이어 석굴암을 청정기도도량으로 가꾸기 위해 1998년부터 올해 4월까지 1천일기도를 두 차례나 했으며, 또다시 1천일기도에 들어간다. 독거 어르신 등을 후원하는 의정부 ‘좋은 모임회’ 이사와 의정부교도소 교화위원을 맡고 있다. 불우한 환경에 있는 108명의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현도스님

▨현도 스님(고양 길상사 주지)

1995년 일산구 식사동 일원에서 3000여 평의 부지를 매입하고 길상사 창건불사를 시작, 현재는 불사를 거의 끝낸 상태다. 지금까지 불사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때가 됐다고 현도 스님은 말한다. 7월부터 가족법회를 신설하고, 올 가을에는 불교교양대학도 개설할 방침이다. 또 지역민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허운스님

▨허운 스님(고양 정혜사 주지)

2003년부터 정혜사 주지를 맡아 도심포교에 주력하고 있다. 젊은 스님답게 도심포교에 대한 불교계의 마인드 변화가 필요하다는 소신이 확고하다. 지역 환경에 부합하는 포교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보고 싶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양보다는 질적인 포교가 필요하다고 판단, 내실있는 법회운영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군법사 출신답게 군 포교에도 관심이 많다.

대운스님.

▨대운 스님(양주 지장사 주지ㆍ양주사암연합회장)

문화포교에 관심이 많으며, 시대 변화에 맞는 포교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찬불가 법회, 사경 법회, 산사음악회, 한문서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양주불교 신행을 이끌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아소카왕이 건립한 산치대탑과 같은 형태의 19m 규모의 반야보탑을 낙성, 지장사를 수행ㆍ포교ㆍ기도도량으로 자리매김 시켰다. 양주사암연합회 회장으로서 양주불교 발전을 위한 고민이 깊다.

박유아 단장

▨박유아 보살(천수천안 단장)

68세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왕성하다. 2004년부터 천수천안 단장을 맡아 조직을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수천안 1기생으로 국립암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즐겁다는 박 보살은 여생을 부처님 가르침 따라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일일찻집을 11월에 열 계획이다. 현재 노적사 신도회장도 맡고 있다.
한명우 기자 |
2005-06-17 오후 6:59:00
 
한마디
스님들 사진은 큼직큼직한데 천수천안 단장님 사진은 새끼손톱만하게 쪼그맣네요. 스님들 사진 크기처럼 고쳐주세요.
(2005-06-17 오후 8: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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