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7교구 수덕사 말사 보원사(주지 정범)가 6월 11일 개원식을 봉행함에 따라 사적 제316호 서산 보원사지 발굴·정비계획을 둘러싼 불교계와 서산시의 대립이 첨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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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가 보원사지를 개심사·서산마애삼존석불 등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 하에 사적지 내 개인소유 땅 매입을 추진 중이었으나, 사적지 내 일부 토지를 보유한 보원사를 중심으로 불교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 보원사는 토지수용을 목적으로 한 서산시의 감정평가를 거부하며 토지 매각의사가 없음을 통보한 상태다.
불교계와 서산시 갈등의 핵심은 서산시의 발굴·정비계획 수립 및 추진에 불교계의 의견이 철저하게 배제되고 있다는 데 있다. 보원사 주지 정범 스님은 “백제불교의 혼이 깃든 성지를 불교계와 한 마디 상의 없이 파헤치고, 관광지화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불교계가 보원사의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산시 한 관계자는 “보원사가 폐사지로 방치된 역사가 400여년에 달하는데, 700억원 가량 투입되는 발굴·정비계획 착수 시점에 와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도 “불교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협의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토지수용문제와 관련해서는 법적인 절차에 따라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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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양자의 입장에 대해 한 전문가는 “보원사지는 미륵사지 버금가는 절터로서 정밀발굴이 필요한 곳”이라고 평가하며 “그에 대한 인식 없이 특정 목적에 보원사지를 이용하려는 것은 보원사지의 가치를 훼손하는 결과만 낳을 뿐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