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북 및 광주 지역 사찰이 한국전쟁 당시 입은 피해의 대부분은 빨치산을 토벌하기위한 한국군경의 고의적인 방화로 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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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이 최근 발간한 <한국전쟁과 불교문화재> ‘제3권 전남편’과 ‘제4권 전북편’에 따르면 전남지역 피해사찰 42개소 가운데 38개가, 전북지역 피해사찰 40개소 가운데 27개소가 한국군경에 의해 소실됐으며, 주로 빨치산이 밀집돼 있던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가 컸던 곳은 전남·광주지역의 경우 무등산을 중심으로 한 북부지역과 백양사 주변, 그리고 전북지역의 경우 빨치산 거점이었던 회문산·지리산이 있는 순창·임실·남원과 운장산·덕유산이 가까운 완주군 등이다.
앞서 2002년과 2003년 이뤄진 강원·제주도 지역에 대한 조사에서도 이 지역 사찰 피해의 주 원인이 미군의 폭격과 군경에 의한 방화 등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1948년 4·3사건 당시 군경에 의한 방화로 대부분의 사찰이 전소되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소실 원인에 대한 증언이 엇갈리는 경우도 더러 있어,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사실규명이 시급하다.
이번 전남·북 지역의 사찰피해현황을 조사·연구한 박이준 목포대 연구교수(호남문화콘텐츠연구소)는 첨부논문에서“한국전쟁 관련해 누락된 역사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라도 찾아내 역사 속에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군경에 의해 훼손된 불교문화재를 복원하는데 국가는 어떤 식으로든 책임져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국전쟁과 불교문화재>는 조계종 총무원이 멸실문화재조사사업의 일환으로 200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한국전쟁기 멸실문화재 조사에 대한 보고서다.
조계종 총무원은 2002년 강원도, 2003년 제주도, 2004년 전남·북도와 광주지역을 조사했지만, 금년에는 예산문제로 사업이 유보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