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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벽라춘' 계기로 본 우리 차 안전성 문제
중국 벽라춘 중금속 검출계기 수입ㆍ국내 차 안전성검사 필요

“중국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이 다량 함유된 가짜 비뤄춘(碧螺春)이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

국내에 수입되는 외국 차들에 대한 안전성 검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6월 6일, 중국의 중앙TV(CC-TV)는 “장쑤(江蘇)성 정부가 시중에 유통되는 1,000㎏의 비뤄춘을 압수 조사한 결과 납, 크롬 등 중금속이 허용치의 60배까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구이저우(貴州)성에선 값싼 찻잎에 공업용 염료로 쓰이는 녹색 분말을 섞어 ‘가짜 비뤄춘’을 만들어 판 업자들도 함께 적발됐다고 한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국내 차인들의 반응은 “어디 비뤄춘 뿐이겠는가”다. 현재 무분별하게 수입ㆍ판매되고 있는 중국차들 중 농약이나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첨가된 차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차계의 공통된 인식이기 때문이다.


▷ 국내에 수입된 차, 안전한가?


농산물유통공사가 2001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한해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녹차는 총 239t. 그러나 박용구 교수(경북대 임학과)는 “현재 쿼터 내 수입량에 대해선 40%, 쿼터 초과 수입량은 500%의 관세가 부과되는 것을 감안하면, 통계에 잡히지 않고 음성적으로 수입ㆍ유통되는 물량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중국이나 대만ㆍ일본 여행객들이 구입해 들여오는 차도 적지 않은 양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수입 차에 대한 품질안전성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식 절차를 통해 수입되는 경우는 예외로 하더라도, 일명 ‘보따리 장사’들이 수입하는 차의 경우 안전성 검사는커녕 수입 후 보관상태 조차 양호하지 못하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또한 찻잎 자체를 수입해 우리나라에서 가공ㆍ판매할 경우, 찻잎이 ‘야채’로 분류돼 안전성 검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중국의 경우 적정량만 사용할 경우에 한해 인체에 무해하다는 인증을 받은 농약만 사용하도록 규정이 되어 있는데, 일부 차농들이 생산원가를 줄이기 위해 일반 농약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수입 차에 대해 정기적인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는 공인 단체가 없는 현실에서, 여러 차 단체들 역시 뚜렷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차인연합회 전우벽 사무처장은 “차 관련 단체들이 직접 나서서 차의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거나 수입 차에 대해 규제할 법적 근거나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며 “식약청이나 소비자단체 등에서 과학적인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고 말한다.


▷ 우리나라 차도 예외일 수 없다


최근 중국에서 중금속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함유된 차가 적발돼 차인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생산ㆍ유통되고 있는 차는 어떨까? 우리나라 차는 안전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결코 우리 녹차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차시험장 김주희 실장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차 농가의 경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1년에 1~2번 정기적인 안전성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상표등록 후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차의 대부분은 안전성 검사를 마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품질관리원에서 실시하는 안전성 검사는 농가에서 재배하고 있거나 수확 후 저장 중인 농산물의 시료를 채취하고 유해물질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잔류농약 등 유해물질이 허용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어 부적합 판정을 받았을 경우, 폐기 및 출하연기, 용도전환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문제는 시중에 판매되지 않고, 알음알이로 유통되는 차의 경우다. 일명 ‘야생 차’를 채취해 차를 만들고, 이를 지인들끼리 나누어 마시는 것은 차계에서는 흔한 일이다. 이처럼 조합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상표등록을 하지 않은 농가의 경우, 안전성 검사나 식품검사 등의 과정이 생략된 채 소비자에게 상품이 전달되고 있다는 것이다.

곡천다원의 이호복 대표는 “최근 몇몇 다원들이 ‘유기농 농산물’이나 ‘친환경 인증’ 제도를 신청해 자발적으로 안전성 검사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농약 등 유해물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한다.


▷ 안전성조사 등 품질관리 시스템 도입돼야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꼽힐 정도로 뛰어난 효능을 지니고 있는 차. 수백만을 헤아리는 국내 차인들이 안심하고 차를 마실 수 있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조희선 교수(성균관대 예절다도학과)는 ”수입차와 국산차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공인 기관 혹은 국가기관이 설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인 단체가 설립됨으로써 수입 차에 대한 안전성 검사는 물론, 국내에서 생산되는 차를 정기적으로 검사해 소비자들이 믿고 차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차문화협회 김해만 사무처장은 이에 더해 “소비자들이 좀 더 신중하게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차 상인이나 주위의 소문에만 의존해 차를 구입할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스스로 품질 분별력을 기르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 여행 시 공인된 차 판매장 이외의 곳에서 차를 구입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뛰어난 약리 효능으로 국민들의 ‘건강 파수꾼’으로 떠오르고 있는 차. 건강을 지키는 차가 도리어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낳지 않기 위해 관계 당국이 앞장서야 할 시점이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06-22 오전 10:31:00
 
한마디
남의 나라 농산물에 대한 무조건식 농약 운운은 차후 부메랑 되어 우리 농산물에 대한 저항이 될 수 도 있습니다...
(2005-06-22 오후 3: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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