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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또한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서둔감이 없지 않으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자격증을 통한 진입규제는 ‘경쟁과 개방’을 지향하는 참여정부의 경제철학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시장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무너뜨리는 실로 엄청난 발상임에 틀림없다. 자격증제도를 진입규제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은 자영업자까지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비시장경제적 발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발상을 토대로 정부의 역할이 커지면 커질수록 민간경제는 위축되기 마련이다.
또한 이러한 규제는 반드시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정부가 뒤늦게 문제점을 인식하여 자격증을 규제의 일환으로 사용하지 않고 지원의 차등으로 이어지는 인센티브의 개념으로 사용하겠다는 점에 대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점은 계속 남는다.
정부의 정책이 이처럼 오락가락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성을 상실하게 한 첫 번째 원인으로는 지난해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당?정간 조율이 정책협의 과정에서 사라지고 정책결정 이후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당과 정부의 입장차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시계추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정치적 논리와 이해타산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원인으로는 영세 자영업자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분석에 문제점이 있다. 새로이 자영업을 위해 시장에 진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업에서 구조조정을 당해 일자리를 잃고 새로운 직장을 찾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자영업자들의 창업활동이 실업율을 많이 흡수해온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영세 자영업자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외면한 채 자영업을 시작하기 어렵도록 진입장벽을 높이는 정책은 시장경제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가장 바람직한 시장형태는 완전경쟁시장이고 이 시장형태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에 하나가 바로 자유로운 시장진입과 퇴출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는 진입장벽을 쌓는 노력 대신 오히려 자영업자들에게 충분한 시장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훈련을 실시하며 창업에 관련된 상담자 역할을 충실히 하는 등 간접적인 지원자의 역할을 해야 하고, 그 나머지는 시장의 기능 즉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시장경제의 자율성과 효율성이 살아나고 경쟁력이 확보되며 궁극적으로 국민경제의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