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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운반을 위해 임시로 설치된 자재운반용 케이블카가 미륵산 정상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쉭! 드르르! 굵게 늘어진 케이블카 선로를 따라 케이블카가 위로 올라가는 요란한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6월 8일 미륵산 케이블카 설치와 관련, 현장답사를 위해 통영을 찾은 조계종 총무원 사회국장 정업 스님과 용화사 주지 선곡 스님, 통영시청 관계자가 자재운반용 케이블카에 몸을 싣고 미륵산 정상을 향하고 있었다.
경사가 높아지면서 알뜰하게 가꿔진 미륵산의 우거진 숲이 발아래로 펼쳐지고 통영 앞바다가 눈앞에 장쾌히 관망된다. 산 중턱에 우뚝 솟은 철탑을 스쳐 지나 케이블카가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깎아지른 듯 위용을 뽐내는 기암괴석 위에 볼 상 사납게 설치된 회색빛 콘크리트 구조물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높이 461m의 미륵산 정상을 눈앞에 둔 410m 지점에 설치된 회색 콘크리트 구조물은 미륵산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 공사에 필요한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기 위한 기초 공사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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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 정류장 공사가 진행 중인 미륵산 정상 부근은 전통사찰인 조계종(용화사) 소유의 토지가 있는 곳으로 총 1975m인 케이블카 선로 중 573.8m가 용화사 토지를 지나야 한다. 이는 1700여 평 정도의 용화사 땅을 사용할 수 있어야 케이블카 완공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용화사가 조계종 총무원에 토지 임대 사용 승인 요청을 하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통영시는 조계종의 승인을 받지도 않고 이미 용화사 토지를 사용하며 가삭도 왕래를 위한 선로를 설치했고 공사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이는 전통사찰보호법에 따른 절차를 명백하게 무시한 처사다.
이날 통영시를 방문한 사회국장 정업 스님도 이를 지적하며 “통영시가 절차를 밟지 않고 종단을 무시한 채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종단을 종교 이기주의로 몰아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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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하부 정류장을 출발, 미륵산 정상에 올라 한산대첩 현장을 한눈에 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한 미륵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이유가 뭘까? 정업 스님은 물음을 제기했다. 미래사 주지 여진 스님은 “사업 계획 단계에서 통영시는 케이블카 사업의 흑자를 장담했지만 이제 케이블카 사업은 적자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뻔히 보이는 적자를 알면서도 공사를 강행하는 것이 오히려 통영 시민을 죽이는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너무 오랫동안 케이블카를 놓고 공방을 벌이다 보니 불교 내부의 손실 또한 크다”며 종단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이날 현장을 답사한 사회국장 정업 스님은 “케이블카 사업이 타당성이 있다면 어떤 단체가 반대해도 토지 승인을 받아들이겠지만 사업의 타당성이 없고 환경이나 수행 등에 악영향이 있다면 아무리 많은 사람이 찬성해도 승인할 수는 없다”는 기본 입장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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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산 케이블카 공사가 완료되면 총 1975m의 선로에 47개의 8인승 캐빈(객실)이 매달려 산을 오르내리게 된다. 결코 크지 않은 미륵산 자락을 오르내리게 될 47개의 객실을 상상하는 사이 케이블카는 굉음을 내며 미끄러지듯 산을 내려오고 있었다.
통영=천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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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왜 문제인가
미륵산 수행환경 파괴 불 보듯…사업타당성도 미약
1996년 6월 통영시가 관광삭도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하면서 시작된 미륵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총 17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케이블카 왕복운행에 필요한 정류장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애초 2002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돼왔지만, 그동안 지지부진하게 이어져오다 지난해 12월 공사를 재개해 40%의 공정에 이른 상황이다.
그렇다면 미륵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왜 문제인가. 환경단체와 불교계 관계자들은 그리 높지 않은 높이(461m)에 들어서는 케이블카 정류장 대형 시설물과 케이블을 지탱하기 위해 세워야 할 54m의 철탑 등은 산의 경관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수목제거로 인한 생태계와 자연환경을 파괴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2만 볼트가 넘는 고압전류와 상부정류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폐기물들은 정류장에 인접한 미래사 등의 수행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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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또 사업 자체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경관 체험을 선호하는 최근 관광추세와도 맞지 않을 뿐더러 케이블카가 설치된다고 해서 관광객이 증가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케이블카 이용료가 6000~9000원 선에서 결정된다고 했을 때 연 30만 명 이상이 이용해야 적자를 피할 수 있는 상황인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현지인들의 반응이다. 한려수도에 인접한 다른 도시들이 케이블카 사업 추진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윤미숙 정책실장은 “적자 운영이 예상되는 대도 통영시가 케이블카 설치를 강행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지역 건설업자와 토호들의 입장을 대변한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통영시가 정류장 부지 소유주인 조계종으로부터 토지 임대 승인도 받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도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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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 주요 일지.
▶1996. 6. 통영시, 관광삭도사업 추진계획 수립
▶1997. 12. 건교부, 통영도시기본계획 승인
▶1999. 8. 통영시-환경부, 미륵도시자연공원 환경영향평가 협의완료
▶1999. 11~12. 시민토론회 등 개최
▶2000. 12. 조계종 총무원 케이블카 설치 반대 성명서 발표
▶2002. 12. 공사 착공
▶2003. 1. 용화사, 건설사 상대로 공사금지 가처분 신청했으나 5월에 바로 취하
▶2004. 4~5. 조계종 중앙종회 ․ 총무원 케이블카 설치 반대 성명서 발표
▶2004. 9~10. 통영발전시민협의회 창립과 함께 통영시민 케이블카 설치 촉구 서명운동
▶2005. 2. 용화사 조계종에 토지 임대 사용 승인 신청
▶2005. 5. 통발협, 통영시 노조,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등 조계종에 각자 입장 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