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ve your thoughts behind. 생각을 멈추십시오.
Then you will see your Self-nature, 그러면 자성(自性)을 보게 되며
The Buddha mind. 부처님 마음을 보게 됩니다.
(‘The Buddha mind’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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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의 교수(충남대 영문학과)는 바로 이 ‘마음’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마음 찾기’에는 색다른 도반이 있으니, 박 교수가 평생을 함께 해 온 ‘영어’다.
40여 년간 기독교에서 진리를 찾아 온 박 교수는 <모비딕>의 작가인 미국 해양소설가 하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작품에 관해 박사학위 논문을 쓰다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후 복종적 믿음 대신 ‘부처님과 내가 둘이 아닌’ 불교 사상을 통해 참된 자아를 찾아 나섰으며, 충남대 불자교수 대원회 회장과 한국불교연구원 대전 구도회 고문을 맡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하나씩 배워나갔다. 그러던 중 지난해 5월, 자광사 국제선원 개원식에 참석해 영문 축사를 하게 된 것을 계기로 ‘외국인들에게 불교를 좀 더 쉽게 알려줄 수는 없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그 해답이 ‘불교 영시’다.
“처음엔 참선과 불교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을 위해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시라고 하면 어렵고 함축적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영어와 한글로 쓴 이 평이한 시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층 더 간결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이 나날이 늘고 있는 요즘, 이들을 위한 불교 입문서로도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서문(Prelude)’이라는 부제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불교 입문자를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목탁’ ‘죽비’ ‘인연’ ‘중도’ 등의 시에서는 불교 용어를 쉽게 풀이하고, ‘불교는 허무주의?’ ‘전쟁과 종교’ ‘염불과 화두’ 등에서는 불교사상과 수행법을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시가 단순한 어구 풀이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박 교수는 ‘무념(無念)’을 ‘생각 없는 생각(thought without thinking)’으로, ‘일주문’을 ‘온 우주를 감싸는 허공과 같은 빈 마음(The void, which embraces the whole universe)’으로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이 직접 그 개념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책에 실린 영시들은 초심자들을 위한 것이지만,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인데’라고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무엇을 알고 있다는 것과 그것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느냐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박 교수는 앞으로 내용을 심화해가며 총 6권으로 ‘불교 영시’ 시리즈를 완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