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50만이 넘는 대구광역시는 400여년간 영남의 중추 도시로 대구불교 역시 오랜 세월 보수적 불교세가 강한 영남불교의 중심으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를 비롯해 고려시대(918~1392) 초조대장경을 봉안했던 부인사, 조선 왕실의 원찰이었던 파계사 등 수많은 전통사찰과 불교유적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팔공산의 주봉인 비로봉 역시 비로자나불을 뜻하고 있어 이 지역이 과거부터 얼마나 불교가 융성하였는지를 잘 보여준다. 대구 남쪽의 비슬산도 산자락 곳곳에 유가사 용연사 용문사 임휴사 용천사 등 고찰을 품고 있다.
교육도시로도 이름 난 대구는 불교교육에도 단연 앞장을 서고 있다. 대구에는 조계종 포교원 인가 불교대학만 4곳이 있으며, 불교교양대학을 운영하는 곳은 셀 수 없이 많다. 뿐만 아니라 조계종 종립 능인중ㆍ고등학교도 대구불교의 자랑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조계종단이 운영하는 곳이 12곳이다. 또, 불교복지사업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고, 재가신행단체의 조직과 활동도 어느 지역보다 활발하다.
대구불교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주도하는 조계종은 80년대 종단간 대립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종단의 벽을 허물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후 제9교구본사 동화사를 중심으로 한 공 사찰과 대구 도심 사설사암 100여개 사찰의 연합체인 사원주지연합회가 두 축을 이루며 발전해 오고 있다.
| ||||
동화사(주지 지성)는 약사신앙의 성지로 대구불교를 이끄는 수장이다. 신라 흥덕왕 7년(832) 심지 대사가 창건한 동화사는 과거 수많은 선지식을 배출했고, 석우 효봉 향곡 구산 성철 스님 등 근ㆍ현대 고승들이 주석했다.
대구에만 38곳의 말사를 거느리고 있고, 달성 청도에 30여 곳, 칠곡 성주 고령 지역까지 모두 97곳의 말사를 거느리고 있다. 6개의 산내 암자 중 부도암, 약수암, 염불암에는 비구니 선원을 두고 수행납자들을 제접하고 있다.
특히 동화사 금당선원(선원장 지환)은 진제 스님을 조실로 모시고, 30여명의 납자들이 정진하고 있으며, 조계종 종립 기본선원으로 지정될 만큼 선풍이 진작돼 있다. 종합수행도량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동화사는 지난해 말 총림신청을 했다.
2000년 새로 개원한 전통강원에는 40여명의 학인이 수학하고 있으며, 염불원과 말사인 파계사 영산율원을 모두 갖췄다.
2002년부터 백고좌법회, 화엄논강, 담선 법회를 잇따라 개최하면서 교학, 간화선을 통한 수행풍토 조성에도 노력해 온 동화사는 이미 외ㆍ내형적 총림의 자격을 갖췄음을 자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 가을에는 계율법회를 통해 계율정신에 의한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율장정신의 현대적 의미를 구현할 계획이다.
동화사는 몽골과의 국제교류, 포교로도 유명하다.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계기로 출범한 한몽불교교류협회는 지난해 12월 대구광역시로부터 사단법인 허가를 받아 본격적인 몽골포교에 앞장서고 있다.
1992년 동화사 부설 대구불교대학을 개설해 지역본말사 신도교육에도 열심이다. 포교원이 인정한 2년제 불자 교육기관인 대구불교대학은 참된 불자 양성을 목적으로, 각종 대사회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2000년 8월에 창립한 동화사 본말사 연합 봉사단인 봉황봉사단의 활동도 주목된다.
| ||||
대구사원주지연합회는 1980년 대구지역 조계종 41개 사찰 주지 스님들이 모여 발기인 대회를 갖고 81년 원명 스님을 초대회장으로 추대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조계종 사암 연합체로 현재 100여개의 사찰이 활동 중인 대구사원주지연합회는 이무렵 타지역 사원주지연합회 창립을 이끈 효시가 되기도 했다.
82년 7월에는 신도 2500여명이 참가하는 방생법회를 보문단지에서 개최하고, 8월에는 조계종 대구직할시 신도회의 조직 창립의 산파역할을 했다. 82년에는 삼덕동 관음사에서 스님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호법대법회를 봉행하기도 했다. 매년 음력 정월 보름 1만 여명의 사부대중이 참여하는 방생대법회는 지역의 가장 큰 행사로 이름나 있으며, 대구불교계가 모두 동참하는 성도절 연합대법회도 주관하고 있다.
2003년 대구불자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대구불교회관을 마련, 불교관련 기획사와 여행사, 자비의 전화 등 불교 단체들이 입주해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와 사회봉사를 통해 부처님의 정법을 전하고 있는 사원주지연합회는 1988년 5월에 설립된 (사)대한불교조계종 마하야나 불교문화원 산하에 수성구 청소년 수련관, 수성구자활후견기관 등을 두고, 불교대구교육대학, 마하야나 합창단, 신도회, 무료급식소 불자의 집 등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불교교육대학은 불자들에게 체계적인 불교교리 뿐 아니라, 생활요가교실, 건강학 개론 등의 문화강좌를 열고 있다. 1996년 대구시 수성구청으로부터 수탁 받은 수성구 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심성과 인성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또, 사원주지연합회 신도회(회장 김대희)는 2002년 5월부터 매주 3일씩 중구 삼덕동 관음사 옆 무료급식소 ‘불자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오랫동안 사원주지연합회장을 맡아온 원명 스님은 지난해 3월 제8대 회장에 재임하면서 “사원주지연합회는 친목과 화합우선으로 지역불교발전에 뜻을 같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40여년 대구불교발전 견인
■ 원명 스님 (관음사 주지·대구사원주지연합회장)
| ||||
원명 스님은 1981년 대구사원주지연합회의 창립을 이끈 장본인. 초대사원주지연합회장을 역임한 스님은 1988년 불교대구교육원을 설립해 불자 교육에도 앞장서는 한편, 광주사암연합회와 ‘영호남 지역화합법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 때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을 맡아 종단 발전을 위해 헌신하기도 했다.
한국불교계의 거봉이었던 효봉 스님과 구산 스님을 모셨고, 늘 계율과 효 사상을 강조해 온 스님은 지역불교계의 어른이라는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으면서도 소탈하고 친근한 모습이다.
수행풍토 조성에 혼신
■ 지성 스님 (동화사 주지)
| ||||
수행풍토 조성과 가람수호를 제일의 사명으로 여긴다는 지성 스님은 수행풍토 조성이 잘되면 포교는 저절로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올 가을 계율법회를 계획하고 있는 스님은 취임 후 2002년 백고좌법회, 2003년 화엄논강, 2004년 담선대법회를 열고 동화사의 수행풍토 조성과 지역불교를 안정시키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가람수호를 위해 화엄당을 중수하고, 사천왕문을 복원한 스님은 종각불사, 대웅전 해체복원불사, 통일대불 800여평의 지하공간 정비계획도 세우고 있다. 또, 5월 26~28일 불자들과 함께 금강산 순례방생법회를 통해 남북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기원했다.
사회복지·인재양성 앞장
■ 경희 스님 (서봉사 주지·대구사원주지련 수석부회장)
| ||||
경희 스님은, 일제시대에 창건됐지만, 복잡한 사정으로 실타래처럼 엉킨 서봉사의 재산등기를 6년에 걸쳐 모두 정리하기도 했다.
사회복지 분야에 뜻을 두고 15년 전부터 화성양로원을 운영하고 있는 경희 스님은 최근 치매노인을 위한 요양원을 준비하고 있다.
스님이 가장 중히 여기는 것은 인재양성. 상좌 스님들의 교육과 합창단 어린이회 학생회 봉우회(수도사업본부 직원불자모임) 이화산학회 부부법회 문수회 자비회 칠성회 등 서봉사의 신행회 활동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산사음악회로 문화포교
■ 운성 스님 (광덕사 주지)
| ||||
몇 번이고 불사를 중단하면서 위기를 맞았던 운성 스님은 오직 기도 원력으로 매번 뜻하지 않게 위기들을 넘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광덕사 옹달샘은 신도들에게 좋은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지하수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된 것으로 지금도 대구 시민들에게 인기다.
운성 스님은 지난해부터는 산사음악회 등을 개최하면서 지역민들에게 다가가는 문화포교를 지향하고 있다.
계층별 신행활동 지원
■ 성덕 스님 (송림사 주지)
| ||||
지난해 9월부터는 2600세대 규모의 신도회를 새롭게 조직하고, 자비회, 지장회, 관음회, 합창단, 철야정진회, 경전독송회 다도회 등을 구성해 불자들이 다양한 계층별 신행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매월 마지막 토요일 철야정진법회를 열어 출ㆍ재가자가 함께 정진 수행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새로운 장묘문화 선도
■ 선지 스님 (통천사주지·대구사원주지련 총무이사)
| ||||
2003년부터 통천사를 도심속 기도ㆍ포교도량으로 새롭게 가꾸는 한편, 사찰내 납골당 극락원을 조성하여 새로운 장묘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사원주지연합회 총무이사로 대구불교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스님은 방생법회, 성도절 법회를 주관하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하고 있다.
경전강의·수련회 이끌어
■ 지운 스님 (용연사 주지·동화사 강원 강주)
| ||||
항상 출 재가자를 위한 강의와 수행법에 대해 고민하는 스님은 신도들을 위한 다양한 포교방법도 직접 개발했다.
기도만 해온 신도들에게 매주 금요일 유식 30송 강의와, 주말 자비수관 수련회를 통해 수행을 체험하고 점검토록 이끌고 있다. 차를 통한 다선 수련도 불자들에게는 인기다.
종교화합·복지·환경 포교
■ 허운 스님 (은적사 주지)
| ||||
지난 5월 11일에는 허운 스님이 보내준 등을 설치한 고산성당에서 은적사 신도와 고산성당 신자들이 함께 생명과 평화의 108배를 거행해 전국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 어려운 고학생과 독거노인 50여명에게 장학금과 성금을 전달하고 송년음악회를 개최한 허운 스님은 지난 초파일에는 능인 중·고등학교 학생 20여명에게 장학금 1천만 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스님은 현재 조계종 총무원 재무부장도 맡고있다.
지역 불교대중화 힘써
■ 원일 스님 (보현사 주지)
| ||||
원일 스님의 이러한 노력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누가 주지소임을 맡아도 대중포교에 충실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8월에는 대구불교대학 건물 지하를 새롭게 단장하고 ‘보현문화관’을 개관했다.
원일 스님은 이곳에서 다도 및 서예 교실 등을 운영하면서 불교문화와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찾고싶은 도량으로 가꿔
■ 법광 스님 (도덕암 주지)
| ||||
부임후 스님은 제일 먼저 경북대 임학과 주성현 교수에게 연구를 의뢰하여 수령이 3백년 된 모과나무를 경상북도 보호수로 지정받았다.
요사채 앞에는 신도들의 쉼터로 활용될 수 있도록 자연목으로 지은 3평 남짓한 너와집을 멋스럽게 마련했다.
직접 고안한 너와집 심우실에서 주지스님과 나누는 차 한잔이 더 향기롭다.
스님은 최근 도덕암이 소장하고 있는 성보문화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문화재 등록을 서두르고 있다.
재소자 교화·봉사 ‘종횡무진’
■ 선주 스님 (보림사 주지)
| ||||
사회복지와 포교에 전념해온 선주 스님은 화원교도소 재소자 교화를 위해 매월 교도소 법회와 교도관 법회를 열고 있다.
또 보림사 신도를 중심으로 화성양로원봉사팀, 보현회, 보리회, 자원봉사팀, 관음회 등의 신행회를 구성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보리회는 108산악회로 자연보호를 전담하고, 보림사 자원봉사팀은 연말 소년소녀 가장과 혼자 계신 어르신들에게 김장김치를 나눠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