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2 (음)
> 종합
"함께 뛰면서 신라불교문화를 음미해요"
제2회 경주 남산순례 마라톤 대회


5월 29일. 경주남산 통일전에는 ‘우리도 부처님같이’, ‘이웃과 함께 자연과 함께’ 라고 쓰여진 대형 아치 아래 이른 아침부터 몸을 풀고 있는 수많은 마라톤 마니아들이 눈에 띈다. 부모님과 함께 나온 어린이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도, 모처럼 승복대신 체육복을 입은 스님들도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상기된 모습이다.


오전 10시 출발을 알리는 징소리와 함께 마라톤 하프코스 참가자들이 힘껏 달려나가고 있다.


제2회 경주남산 순례 마라톤대회가 경주 불국사를 비롯해 동화사, 직지사, 은해사, 고운사 등 조계종 대구 경북 5개 교구본사 주최로 개최됐다. 경주 남산을 알리고 함께 마음으로 느껴보자는 뜻에서 지난해에 이어 2회째 열리는 행사다.

경주남산 순례 마라톤대회는 지난해 수많은 감동과 호응을 불러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준비초기에 경주 남산을 자연그대로 보존하기를 바라는 환경 시민단체들의 완고한 저지로 마라톤 코스를 변경한 후에 어렵게 열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도 더 자연환경과 우리조상이 물려준 불교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상기하는 대회로 한걸음 더 승화한 모습이다.


마라톤 걷기대회 참가를 앞둔 스님과 참가자들이 출발에 앞서 환호로서 힘을 모으고 있다.


“이 대회는 기록을 위한 대회가 아닙니다. 뛰면서 걸으면서 신라불교문화의 진수인 경주남산을 음미하고 옛 선인들이 가졌던 기원과 염원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사회자의 맨트가 여느 마라톤 대회와는 사뭇 다르다. 또, 대회를 시작하기 전 남산을 바라보며 불보살님들과 옛 선조들에 대한 감사의 예를 올린 것도 색달랐다.


걷개대회 참가자들이 힘차게 걸어나가고 있다.


오전 10시, 경주 불국사 주지 종상 스님과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법등 스님, 부의장 장주 스님이 출발의 징을 울리자 마라톤 하프 코스 참가자들이 힘차게 달려 나갔다. 이어 마라톤 10Km 참가자들이 그 뒤를 잇고, 10시 20분 10Km 남산산길 걷기 참가자들이 힘찬 발걸음을 내 딛었다. 걷기 참가자는 성지남산을 순례하는 산길코스로 접어들었고, 마라톤 참가자들은 뛰면서 남산과 왕경문화재를 함께 경험했다.

참가자는 모두 1200여명. 프로 마라토너 못지않은 기량을 뽐내는 선수도 있지만 서로의 땀을 닦아주는 가족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 신체적 장애로 많은 경험에서 소외됐을 장애인들과, 단체로 나들이를 나온 치매중풍 어르신들의 환한 웃음이 눈부시다. 구미 외국인 노동자 상담센터 보현의 집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100여명이 단체로 산길걷기에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모처럼 승복 대신 체육복을 입은 스님들의 참가가 단연 돋보인다.


구미 금오사회복지관 어르신들이 모처럼 바깥바람을 쐬며 즐거워하고 있다.


하프코스를 2회째 완주한 불국사 사서실장 신행 스님은 “수도와 수행의 일환으로 참가했으며, 마라톤이 수행정진과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해 산길 마라톤이 인욕의 가르침을 느끼게 해 주었다면 올해는 고개를 넘어 평탄한 길을 넘어오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주남산 순례마라톤대회에서는 남자하프코스의 김원오씨, 여자하프코스의 서정희씨, 남자10Km의 신경식씨, 여자10Km 김윤경씨가 각각 우승을 차지했고, 구미외국인노동자 상담센터 보현의 집이 최다참가상을 1934년생 서홍삼 씨가 최고령자상을 수상했다.

이날 경주남산 순례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불국사 주지 종상 스님은 대회사를 통해 “불교마라톤대회가 불교에 대한 정적인 이미지 개선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며, “달림이들이 달리면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한다는 제행무상의 진리를 깨닫고, 사랑도 미움도 욕심도 벗어버리는 과정을 깨닫을 수 있는 것은 주선일미(走禪一味)로 불교와 마라톤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회상임운영위원인 대둔사 주지 진오 스님이 걷기대회에 참가한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완주 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백상승 경주 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전국에서 온 마라톤 동호인들을 30만 시민과 함께 환영하며, 유서 깊은 불교의성지에서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를 통해 경주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배지선 기자 | jjsunshine@hanmail.net
2005-05-31 오후 4:37:00
 
한마디
종상이라...
(2005-05-31 오후 8:48:48)
49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5. 9.1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