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불교도들은 신계사 복원 불사와 6ㆍ15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시작으로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며, 부처님을 따르는 금강석 같은 신심과 불퇴전 같은 정진의 힘을 모아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가꾸어 우리 미래의 후손에게 고이 물려줄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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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산 신계사 통일기원법회에서 전 대구시교육청 교육국장 안인욱씨가 6.15남북공동선언을 계승하고 반전과 세계평화를 실현하겠다는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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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 남북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이 담긴 남측불교도의 통일기원문이 금강산 신계사에 울려 퍼졌다. 광복 60주년, 6ㆍ15 남북공동선언 발표 5주년을 맞아 조계종 제9교구본사 팔공산 동화사(주지 지성)가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민족화해와 평화통일기원 금강산 신계사 참배 및 해금강 방생대법회를 봉행했다. 6ㆍ15남북공동선언의 역사적 의미를 발전시키고, 통일을 기원하는 불교도의 염원을 담은 7천만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행사다.
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을 비롯한 9교구 본 말사 스님과 신도 32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27일은 금강산 신계사에서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기원대법회가 28일은 해금강 일원에서 민족공동번영기원 방생대법회가 봉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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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산 신계사 통일기원대법회에 동참하고 있는 제9교구 본 말사 스님과 신도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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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는 당초 6ㆍ15공동선언의 상징적 의미를 담아 남측 불교도 615명과 북측 불교도 615명이 모여 합동법회를 펼치려고 했으나 숙박문제와 집회 불가의 뜻을 밝힌 북측의 통보로 남측불교도 320여명만이 동참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부분의 남북교류사업이 중앙에 집중되어왔던 것에 비해 지역의 교구차원에서 주관한 최초의 대규모 평화통일기원법회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28일 해금강 일원에서 열린 방생대법회는 남북 분단 이후 북한에서 처음 거행됐다. 동화사 스님과 신도들은 이번 방생법회를 통해 북한 동포들에게 부처님의 자비와 생명의 존엄성을 새롭게 알리며,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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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평화통일을 염원하며 통ㅇ일기원대법회에 동참하고 있는 신도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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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봉행된 남북평화통일 기원대법회는 도감 제정스님의 환영사, 통일기원문 낭독, 지성 스님의 법어, 6ㆍ15 남북공동선언을 계승하여 반전과 세계평화를 위한 실천사항 결의문 발표로 이어졌다.
금강산 신계사 도감 제정 스님은 환영사에서 “신계사 복원 사업은 민족끼리 하나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불교계가 조성하는 일”이라며, “이 곳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신계사 복원사업에 동참하는 것이며, 평화통일을 앞당기는데 일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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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금강 방생법회후 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이 법문을 하고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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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은 “금강산 신계사 방문을 계기로 마음속의 번뇌 망상 잡념의 찌꺼기를 모두 버리고 세계 인류가 하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한다면 남북평화통일 뿐 아니라 세계의 평화통일도 다 이뤄질 것"이라고 법문했다.
남측 불교도 320여명은 이날 법회에서 △광복 60주년을 맞아 일본의 망언을 규탄하며, 불교인들이 독도를 수호할 것 △6 남북공동선언을 지켜 반전과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실천 행을 벌일 것 △7천만 겨레와 함께 힘을 모아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수호해 나가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활동을 실천할 것을 결의하고, 신계사 복원불사에도 십시일반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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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계사 통일기원대법회 후 신계사 복원을 위한 기와불사에 십시일반 동참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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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해금강일원에서 열린 민족공동번영 기원 남북불교도 방생대법회는 과일과 떡 향로 등 모든 물품을 남측에서 준비해 가고, 방생을 위한 어류만을 북측에서 구해 어렵게 봉행할 수 있었다. 해금강 방생대법회를 준비한 동화사 실무자에 따르면 방생법회가 남북분단이후 북한에서 처음으로 봉행되는 불교 고유의식이다 보니 북측 동포들을 이해시키는데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그러나 방생법회 이후 죽음에 처한 물고기들이 넓은 바다에서 유유히 헤엄쳐 들어가는 모습을 통해 왜 방생법회를 봉행하는지 알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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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산 해금강에서 민족공동번영을 기원하는 방생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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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은 “청정 대해의 물고기는 남북이 없으며, 우리가 한 형제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라며, “어류방생을 통해 통일염원을 담아 기도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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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산 삼일포에서 북측 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있는 동화사 스님과 신도들. 어느덧 남북이 하나되어 통일을 염원하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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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위해 종교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이번 행사를 추진하게 됐다"는 지성 스님은 "준비과정에서 북측 사람들의 마음에는 아직 넘지 못하는 벽이 있음을 실감, 절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많은 스님과 신도들이 직접 현장을 체험함으로써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가게 됐다"며, "앞으로 불교인들이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지속적으로 통일에 대한 저변확대가 이뤄져, 매일 아침 말로만 평화통일을 기원할 것이 아니라 말과 행동이 병행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겠는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