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집 교수의 연표로 보는 차 문화사>
31. 조선시대 ⑥

<한국>
1489 서경덕(徐敬德)의 출생 ①
왕이 광릉에 행다례
1491 사전세(寺田稅)를 관청에서 받음
정사용(鄭士龍)의 출생 ②
1492 사신맞이 다례
김종직, 남효온의 죽음
1493 김시습의 죽음
1495 유구국에서 다완 등을 보냄 ③
사신맞이 다례
원자탄신 축하의에 차를 올림
이선무의 건의 ④
1495 <다부(茶賦)> ⑤
1497 일본통신사에 작설을 내리다
1498 무오사화(戊午士禍) ⑥
1499 십노도상계도
1500 유구국 사신 내조
1503 승려의 도성출입 금지 ⑦
1504 갑자사화(甲子士禍)
원각사 폐지
1505 사사전(寺社田) 폐지

<중국>
@ 전예형(田藝蘅)의 활동 ⑧
@ 조지리(趙之履)의 활동 ⑨
1494 귀천(貴川) 묘족 평정
@ 장원의 활동 ⑩
@ 주왈번, 성시태의 활동 ⑪
1502 호언(胡彦)의 출생 ⑫
<일본>
1502 무야소구(武野紹鷗)의 출생 ⑬


전대의 선비 다풍이 심오한 정신세계에 크게 영향을 주어 그들의 도학 정신과 안빈낙도의 사상이 차의 정신과 결부된다. 이 때에 김시습, 남효온, 정희량 등의 차인들이 나와 노장사상(老莊思想)에 심취해서 도학과 차 그리고 현묘한 선(仙)사상을 조화시켜 차의 새로운 정신세계를 창출했다. 이 같은 경향은 그들이 남긴 많은 시문과 특히 한재 이목의 <다부(茶賦)>에 오면 그 심오한 세계가 측량하기 힘들 정도가 된다.
한편 정계는 훈구파와 신진 사림파가 대립하던 중 결국 조의제문(弔義帝文)의 사초등재 문제로 무오사화가 일어나고 또 갑자사화가 연이어져 사림파의 젊은 학자들이 많이 희생되었다. 이때 많은 차인들이 죽거나 물러나서 아름답게 꽃피던 선비 다풍이 위축되었지만 그래도 산림 속에 묻혀 계회 같은 모임을 통해 차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사찰에 대한 규제가 날로 심해져 불가의 음다 문화는 물론 사찰 인근에서 산출되던 차의 생산량도 점점 감소하고, 서민들의 음다 풍속도 그 영향을 받았다. 중국은 계속해서 많은 차인들이 차를 즐기고 다서(茶書)를 저술했으니, 이 시기에 나온 차에 관한 이론들은 산차(散茶)를 위주로 했기 때문에 현재 우리 차 생활에도 많은 참고가 된다.

① 서경덕(1489~1546): 조선의 문인으로 호를 화담(花潭)이라 하고 수차의 벼슬을 고사하고 은거하여 차와 술을 즐긴 차인이다.
② 정사용(1491~1570): 조선의 문인으로 명문(名門) 출신이며 호를 호음(湖陰)이라 했다. 중국에 두 번이나 다녀온 차인으로 다구(茶甌) 같은 용어가 글에 나온다.
③ 유구국 천장이 내빙하였는데 청자수기와 부수다완 등이 물목(物目)에 들어 있다.
④ 11월에 이선무(李宣茂)는 다례 간소화를 건의했다.
⑤ <다부>는 한재 이목이 쓴 것으로 성리학의 도학정신과 노장사상을 차의 깊은 뜻에 잘 융화시켜 군자행(君子行)을 지향하는 자신의 의지를 노래했다. 우리나라 다서로서 가장 오래 되고 세계 어느 책에서도 보기 힘든 차의 정신이 담겨 있다.
⑥ 무오사화: 김종직의 조의제문이 그의 제자들에 의해 사초에 실리게 되자 반대파인 훈구파의 윤필상, 유자광, 이극돈 등이 일으킨 사화다.
⑦ 고려 때 불교 융성기의 폐단을 막는다 하여 승려들과 여염집 여자 신도들의 만남을 적극 차단한 조치의 하나다.
⑧ 전예형: 명대 문인으로 차를 아주 즐겨하여 <자천소품(煮泉小品)> 5000여자를 썼다.
⑨ 조지리: 명대 문인이며 <다보속편>의 발문을 쓴 차인이다.
⑩ 장원: 명대 다학자로 동정서산에 은거하여 독서하며 차를 즐겼다. 평생 차를 마시며 남긴 1500여자의 <다록>은 우리에게 <다신전>으로 남았다.
⑪ 주왈번과 성시태는 명대 같은 시대 사람들로 <다사휘집(茶事彙輯)> 4권을 집필했다. 일명 <다수(茶藪)>라 한다.
⑫ 호언: 명대 사람으로 순찰다마어사를 지냈고 <다마유고(茶馬類考)> 6권을 저술했다.
⑬ 무야소구(1502~1555): 차와 가도(歌道)를 결합하여 다도를 중흥시킨 차인이다. 촌전주광(村田珠光)의 수제자로 그의 자득의 정신을 심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