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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사찰 입구에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리고, 부처님오신날이면 성당이나 교회에서 인근 사찰에 축하 화환을 보내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하지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 보면 ‘종교 화합’은 아직 요원하기만 해 보인다. 법회나 목회 시간이면, 자신의 종교의 우수성을 역설하고 상대 종교를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매도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를 포교나 선교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40여 년간 <금강경> 독송 수행을 해 온 김원수 교수(홍익대)는 이제 이러한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함께 진리를 찾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금강경>은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으며, 아상(我想)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불자들이 이 화두를 깨치고 마음 속 벽을 허문다면, 불교만이 올바른 가르침이라는 생각도 사라질 것이요 기독교와 불교가 다른 가르침이라는 생각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우월감에 젖은 종교인의 글이 아니라, <금강경>에 담긴 진리를 함께 배워보자는 순수한 제안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책을 쓴 김 교수는 20대에 독립운동가이자 선지식이었던 백성욱 박사를 만나 3년간 출가수행을 하며 <금강경>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40여 년간 <금강경>을 수지 독송하며 수행의 방편으로 삼았으며, <금강경>의 참뜻을 실천함으로써 모든 차별과 갈등이 사라질 수 있다는 확신을 얻는다.
<크리스챤과 함께 읽는 금강경>은 이러한 김 교수의 서원이 담긴 책으로, <금강경> 해설서로써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는 수행 입문서로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