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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수행여정 담긴 작품이 좋은 불교문학"
미국 저명 불자시인 게리 스나이더 인터뷰
비트 운동의 개시자이자 퓰리처상 수상가, 불교 수행자, 생태 운동가…. 단순히 ‘미국 불자 시인’으로 설명하기에는 그 명성과
미국 저명 불자시인 게리 스나이더. 사진=고영배 기자.
이력이 화려한 게리 스나이더(75, Gary Snyder). 그가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의 참석 차 한국을 방문했다.

생태시인으로 유명한 스나이더 씨는 <거북섬(1974)>으로 퓰리처상을 <도끼자루(1983년)>로 아메리칸 북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또 1960년대 20년 가까이 일본에서 생활하며 선불교에 심취한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 내 불교를 대중화 하는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도 평가 받는다. 지난 2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만나 자신의 수행관과 문학관을 들려주는 그의 모습에서 칠순이 넘은 노작가라는 사실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2000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한국방문으로 알고 있다. 평소 한국불교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가?

한국불교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정도는 아니지만 대승불교 전통을 따르는 일본, 중국불교와 많은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체계적인 승단과 여성불자의 위상과 역할이 크다는 특징도 발견했다. 또 5년 전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해인사를 둘러본 일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해인사의 팔만대장경과 새벽예불은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겨 이에 대해 시를 쓰고 있기도 하다.


미국 저명 불자시인 게리 스나이더. 사진=고영배 기자.
불자로서 규칙적인 수행을 한다고 알고 있다. 수행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그는 108염주를 목에 걸고 있었는데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고 할만큼 신심이 돈독하다.)

나는 매일 아침 참선과 함께 반야심경을 일본어, 영어로 독송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떤 일을 하던지 항상 깨어있는(mindfulness) 상태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지금 여기(here and now)’의 마음자세로 사물을 관찰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와 같은 불교수행이 당신의 문학작품에도 영향을 미치는가?

그렇다. 그러나 나는 불교 수행자일 뿐 내 종교가 곧 내 삶이나 내 작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삶의 모든 요소가 수행이듯이 수행하는 자세로 사물을 대하고 이런 나의 마음가짐이 내 작품에 반영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당신을 선 시인, 불교시인이라고도 한다.

나는 ‘선 시인’이 아닌 ‘불교수행자인 미국 시인’이다. 나는 작품을 통해 생명, 자연, 일상, 삶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인이며 예술가일 뿐이다. 내 작품에 선적인 요소나 불교를 직접 묘사하는 것보다 독자들이 그 안에 담긴 삶에 대한 성찰, 마음자세를 읽어내기를 바란다.


미국의 불교문학은 어떠한 수준인가?

미국 문학에서는 이미 90년대부터 <현대 불교시 모음집(Comtemporary Buddhist Poetry)>이 3권이나 발간됐다. 뿐만 아니라 <불교 생태시 모음집>이 출판되기도 했다. 최근 비영어권인 대만에서도 <미국 불교수행자 문학가가 중국문학에 미친 영향>이라는 책이 나왔는데 이는 미국문학 내 불자 작가들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좋은 예다.


인터뷰에 응하는 게리 스나이더. 사진=고영배 기자.
요즘 한국의 불교문학은 침체기라고 지적받고 있다. 불교문학이 성장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불교문학의 성장자체보다 좋은 작가의 양성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좋은 작가는 자신의 작품 속에 자신의 수행을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불교문학이라고 해서 선이나 불법에 대한 찬미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상적이고 평범한 소재를 통해 삶의 진정성을 드러내는 것이 좋은 불교문학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 시집하나를 막 끝냈고 20여 산문을 묶은 수필집도 올 가을께 출판할 예정이다. 또 생태운동의 일환으로 가까운 시기 한국을 다시 방문해 비무장지대(DMZ)를 둘러보고 그 곳의 환경과 희귀동물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입양아인 내 딸과 함께 방문해 한국전통문화를 경험하고도 싶다.

한상희 기자 |
2005-05-25 오후 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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