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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의 총체적 위기



우리는 미래지향적이고 학생들이 마음껏 뛰놀면서 자신의 수준에 걸맞게 대학을 결정하고 직장에 취업해서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 당국자는 우리나라의 대학입학제도가 수시로 바뀌고 있는 것에 대해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교육관련 당국자는 이번에 바뀐 입시제도가 앞으로 계속 유지되면서 ‘제도의 정착’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가. 교육인적자원부 당국자는 우리나라의 입시제도가 평준화 이후 ‘인물’을 배출시키는 것보다 정형화된 보통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만이 교육정책의 지표라고 믿고 있는가.

일선 교사들은 학교폭력이 일어나도 보고 ‘건수’를 줄이기 위해 급급한 나머지 쉬쉬거리면서 안으로 곪고 있는 문제를 스스로 덮어두고 있지는 않은가. 학부모들은 자기 자식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정성으로 인해 자녀들을 나약한 청소년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또 학생들은 두발자유화 같은 주장을 하면서 스스로의 ‘자유선언’을 우려하고 있는 어른들의 눈초리를 의식하고 있는가?

위의 질문들은 오늘날 한국의 교육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상념들을 정리해 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현안에 관하여 모두가 불만이다. 학부모도 불만이고, 당사자인 학생은 죽을 지경이라고 아우성을 치고, 대학도 현재의 인재선발과 양성 제도에 불만을 가지고 있고, 기업체도 사람을 잘못 가르쳐서 내보낸다고 불평하고, 심지어 그런 제도를 만든 교육당국자도 불만을 가지고 있다.

한성대 황진수 행정학과 교수. 현대불교자료사진.
우리나라 장관들은 조급증에 빠져 있다. 자기 임기 중에 탁월한 정책을 수립해서 위로는 대통령에게 잘 보이고 또 역사에 남는 일을 했다는 말을 들으려고 너무 서두른다. 그러다보니까 기존의 정책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인사들의 견해를 수렴해서 정책을 수립한다. 그런데 비판세력의 정책자료가 검증되지 않은 것이 많았고, 새로운 정책환경에 적응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것이 있었다. 또 장관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도 바뀌고 있다. 그러니 교육정책은 온탕냉탕이요, 뒤죽박죽이다.

지난 5월 6일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오늘날 우리나라 대학은 외환위기 상황과 유사하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교육의 최고행정책임자도 현실의 위급함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교육현장은 연일 시끄럽다. 교육부의 내신등급제에 대한 일선교사와 학부모의 반발, 중고교학생의 두발규제에 대한 집회, 학업진행과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로 자살한 학생이 금년 들어 20명이라는 보도가 터져나왔다. 서울대 등의 논술고사 시행발표, 해외 조기유학으로 작년 한 해 동안 2조 4800억원을 송금했으며, 조기 유학생은 1만 명을 넘어섰다는 보도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 중 ‘대학교육의 사회도구 부합정도’에서 한국은 60개국 중 52위였다는 보도 등은 총체적으로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실패작이라는 것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미국 랜드(RAND) 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기존 지식의 흡수만 강조하는 한국의 교육시스템으로서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며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육까지 모든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또 막대한 사교육비 때문에 교육에 대한 투자는 엄청나게 많지만 수십만 명의 학생을 단일한 기준으로 평가하고 교육수준도 이런 시스템에 맞추다 보니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은 세계에서 가장 난해하고 적응하기 힘들면서 공부를 한 학생의 질도 세계 평균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미래지향적이고 학생들이 마음껏 뛰놀면서 자신의 수준에 걸맞게 대학을 결정하고 직장에 취업해서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풍토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황진수(한성대 행정학 교수) |
2005-05-24 오전 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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