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담 스님은 법어에서 “법(法)이 세간에 있으면서 세간의 깨달음을 여의지 않음이니 세간을 여의고 보리(菩提)를 구하려 하지 말라. 구하고자 할 때에는 십이시중(十二時中)과 사위의(四威儀)안을 향하여 일어나는 파도 속에서 깨달음을 관찰함이니 엿보고 오고 엿보아 갈 것이니 이러하면 홀연히 그 곳에서 근원을 식득(識得)하여 감이니라. 다만 하 터럭 끝에서도 근원을 알아차려야 하니 어떤 것이 근원에 들어가 뜻을 얻는 곳인고!”라고 법어를 내렸다.
다음은 법어 전문.
을유년 하안거 결제 법어
덕숭총림 방장 진성(眞惺) 원담(圓潭)
고인(古人)이 이르기를 “짧음도 없고 길지도 않고 본래 검은 것도 아니고 흰 것도 아니다. 곳을 따라 청색과 황색이 나타나는 것이 법(法)”이라 했고, 화엄경에서 이르기를 “온갖 법이 나지 않고 온갖 법이 멸하지도 않는다” 하였으니 눈 닿는 곳마다 모두 여여하다.
법(法)이 불생불멸함에 허공과 같아 본래공(空)하고 오음(五陰)이 없으나 일체경계가 자기의 분별심, 오직 망령된 생각을 의지해서 차별이 있음을 알겠는가?
야우초청수성진(夜雨初晴垂星辰)
암중한등독불면(庵中寒燈獨不眼)
취겁외가무공적(吹劫外歌無孔笛)
편월수풍잠창간(片月隨風潛窓間)
비 개인 밤별은 휘장처럼 드리우고
암자의 차가운 등불아래 홀로 잠 못 이루어
구멍 없는 피리로 겁외가를 부는데
조각달은 바람 따라 창틈 몰래 스며드네
법(法)이 세간에 있으면서 세간의 깨달음을 여의지 않음이니 세간을 여의고 보리(菩提)를 구하려 하지 말라
구하고자 할 때에는 십이시중(十二時中)과 사위의(四威儀)안을 향하여 일어나는 파도 속에서 깨달음을 관찰함이니 엿보고 오고 엿보아 갈 것이니 이러하면 홀연히 그 곳에서 근원을 식득(識得)하여 감이니라
다만 하 터럭 끝에서도 근원을 알아차려야 하니 어떤 것이 근원에 들어가 뜻을 얻는 곳인고!
주장일타(柱杖一打)
산의 꽃은 피어서 비단 같고 개울물은 맑아서 쪽빛같다 하리라
일찌감치 잊어버리면 티끌 생기는 줄을 기억하지 못하니라
언젠가 만공노사(滿空老師)께서 점심 공양 후에 금강약수(金剛藥水)를 드시러 가다가 도중에 있는 만회암(萬灰庵)을 바라보시면서 말씀하시길 “만회암이니 일만 가지 상이 재로 돌아간다는 뜻이로구나 모든 대중아 재는 어는 곳으로 돌아가는고?”하시니 한 납자가 합장 후 “해가 서천(西天)에 저무나이다.”라고 아뢰니 노사께서는 “저물면 집으로 돌아가야지”라고 말씀하시고 발길을 돌리셨다
대중들이여 납자의 허물은 어디에 있는가!
떨어진 재는 이미 흐르는 물을 따라갔고 해가 서천에 지니 공연히 어두운 들에 구름만 쌓였느니라
오늘 모인 대중들에게 묻노니 재는 어느 곳으로 돌아가는고!
(양구(良久)하신후)
해가 서산에 지면 달이 동쪽에서 뜨니라
알겠는가!
명년갱유신조재(明年更有新條在)
뇌란춘풍졸미휴(惱亂春風卒未休)
명년에 또 다시 새가지가 뻗어
봄바람에 흔들리어 끝이 없으리
주장삼타(柱杖三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