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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발 이야기> 펴낸 도예가 신한균


신한균씨는 조선 사발의 사발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선 사발은 따뜻하게 끌어당기는 맛, 있는 듯 없는 듯한 포용성, 가장 자연과 가까운 친화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우리 사발을 ‘막사발’이라 비하하며 그 숨겨진 역사를 외면해 왔습니다. 이제 15세기 이래 세계 최고의 도자 기술을 가졌던 우리의 자존심과 역사를 되찾아야 합니다.”

전통 조선 사발을 재현해 낸 도예가 신정희옹의 장남이자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도자기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도예가 신한규씨가 우리 도자기의 역사를 살펴보는 <우리 사발 이야기>를 펴냈다. 역사학자나 미학자가 아닌 도예가 신씨가 우리 도자기의 잊혀진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저도 우리 옛 사발들의 실체를 모른 채 일본책에 실린 사진만 보고 사발을 빚어왔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우리 사발의 역사와 미학도 모르면서 그저 빚기만 하는 것에 대한 소리 없는 질책을 듣게 됐습니다. 아버지가 조선 사발을 재현해냈다면, 저는 그에 관한 기록을 찾아내고 숨겨진 진실을 밝혀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습니다.”

신씨는 우리 사발의 역사를 살펴보기 위해 조선 사발이 있다는 미술관이나 개인 소장가들을 직접 찾아가 한 번만 직접 만지게 해 달라고 애걸했다. 일본으로 건너가 국보가 된 사발을 찾아가 그 사발이 어디서 탄생했고 어디에 쓰이던 사발인지를 추적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도예가 신한균씨가 우리 전통 사발의 역사를 짚어본 책 <우리 사발 이야기>
“우리는 우리의 도자기와 사발을 한 번도 ‘막사발’이라고 칭한 적이 없었습니다. 일본의 미학자 야나기 무네요시가 우리 사발을 ‘막사발’이라 부른 이후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최근에는 도자기 전문가라 칭하는 사람들조차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 끝에 신씨는 “일본인들이 이도(井戶) 다완이라고 부르는 우리의 옛 사발을 ‘황태옥(黃台玉)’이라 부르자”고 주장하며 ‘우리 옛그릇 이름 되찾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해나 진주 등의 지역 이름을 붙여 부르기보다 노란 색을 기본으로 하며 굽 부분에 유방울이 달린 사발의 특징을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막사발이나 잡기(雜器) 등으로 불렸던 우리 옛 사발이 비록 우리 곁을 떠나 일본에 있다 할지라도, 그것을 빚은 조선 사기장의 후예인 우리들은 그 사발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계승해야 할 것입니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05-19 오후 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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