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여행>(황청원 지음/사진 박상훈, 이마고, 1만2천원)
<우리가 혼자였다면 얼마나 외로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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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연예인들이 한번쯤 그의 사진 모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 광고 사진계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며 세계 3대 광고상의 하나인 ‘The New York Festivals’ 금상, ‘CANNE 국제 광고제’ 금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작가 박상훈(53 ? 중앙대 사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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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여행>은 박상훈씨가 우리나라 곳곳의 자연과 삶이 담긴 새벽 풍경 사진에 감성을 자극하는 황청원의 글이 어우러져 서경과 서정의 절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잊혀진 고향의 풍경들을 오롯이 되살려주며 사랑과 인생에 관한 사색의 깊이까지 맛볼 수 있게 해주어 가볍게 책장이 넘어가면서도 내용의 무게만큼은 무겁다. 책은 ‘고향’ ‘사랑’ ‘인생’ ‘관계’ 등 네 주제로 나눠져 있다.
“자식 낳아 먼저 흙에 묻고 그 흙 속 깊이 손발 묻고 사시는 어머니의 마음은 바로 흙의 마음입니다.”(‘고향’중에서)
“때로는 멀리서 말없이 그렇게 오래오래 바라보는 것이 사랑입니다.”(‘사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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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여럿이 함께 배를 타고 안개 무성한 강을 건너며 깨닫습니다. 삶의 군데군데 놓여있을 절망의 강도 그렇게 건너는 것임을.”(‘관계’ 중에서)
“새벽에 떠나는 여행이야말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일”이라는 지은이 황청원 씨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새벽이 갖고 있는 코발트 색 빛깔과 고요는 낮이나 밤의 풍경에서 느낄 수 없는 장중한 깊이가 있다. 단잠에서 깬 산과 강은 서있거나 누운 그대로 묵언수행 중이다. 번뇌의 옷을 벗은 세상은 보는 이를 숙연케 한다. 이 책은 그런 새벽 정경으로의 초대장이다. 그림 같은 사진과 잠언 같은 글들이 가득 녹아 있는 새벽행 티켓이다.
둘의 사진 산문집과 패키지 선물용으로 묶여 있는 황청원의 사랑시 모음집 <우리가 혼자였다면 얼마나 외로웠을까> 역시 맑고 투명한 언어로 새겨져 있어 긴여운을 남겨 준다.
“사랑해도 외로울 때 있나니 그때 꼭 말하세요. 그래 우리가 혼자였다면 얼마나 외로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