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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8배를 하고 있는 모습. 앞줄 왼쪽부터 국악인 김영동. 정홍규 신부. 김락현목사. 허운 스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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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천주교, 기독교, 불교계 성직자와 신도 100여명이 대구 시내 한 성당에 모여 종교를 초월한 생명사랑과 평화를 기원하는 108배 행사를 가졌다.
5월 11일 고산 성당의 정홍규 신부와 은적사 허운 스님, 그리고 정락현 목사와 신도 100여명이 대구 시지동 고산성당에 모여 국악인 김영동씨가 새롭게 제작한 음반 생명의 소리에 맞춰 108배를 올렸다.
108배 행사가 열린 고산성당의 2층 교육관 중앙에는 십자가가 그려진 대형 성초와 은적사 신도회장과 부설 룸비니유치원장이 정홍규 신부와 수녀에게 봉헌한 연등이 둘 아니게 불을 밝혔다.
은은한 대금 소리가 밖으로 향했던 마음을 내면으로 이끌고, 생명 사랑과 평화를 생각게 하는 멘트가 일배, 일배 절을 유도했다.
고산성당의 50평 남짓한 교육관은 숙연한 분위기속에 잦아들었다. 종교는 다르지만 내면으로 몰입하는 신도들의 지극한 모습은 하나다. 숨을 들이쉬고 내 뱉는 가운데 한없이 나를 낮추며 우주의 기원과 나의 근원을 찾아 들어갔다. 또 뭇 생명들의 평화, 나와 더불어 사는 이웃들의 평화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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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 천주교 기독교 신도들이 함게 모여 종교를 초월한 생명사랑 108배를 하고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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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규 신부는 “지구의 생명과 평화를 생각하는 이 시간 친구처럼 지내온 허운, 허주 스님 이웃교회 김락현 목사님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또 “종교 문제를 넘어 음악과 멘트를 통해 나를 낮추고 남을 공경하며 우리나라 고유의 절을 나눌 수 있는 이 시간은 우리 아이들이나, 아픈 사람, 청소년에게도 좋은 수양방법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종교와 국가를 넘어 세계인의 수행방법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락현 목사도 “이 자리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며 하나님의 축복과 영광이 가득하길” 기원했다.
은적사 허운 스님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아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다울 것”이라며,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이웃나라 보이지 않는 모든 생명을 위해 절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됨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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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산성당 정홍규 신부. 김락현 목사가 신도들과함께 108배를 하고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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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를 종교적인 관념을 넘어 하나의 문화운동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초석을 준비한 김영동 선생은 “절을 하면서 몸의 구석구석을 느끼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고유의 절이 세계에 까지 전파되어 전 세계인이 같이 절을 한다면 이념적 반목과 갈등이 사라지고 모두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산성당 정홍규 신부와 은적사 허운스님은 2003년부터 인연을 맺은 친구다. 고산성당 정홍규 신부는 매년 부처님 오신날이 되면 신도들과 함께 은적사를 방문해 함게 법요식을 봉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허운 스님 역시 성탄절이나 고산성당의 행사에 함께 동참하며 종교를 초월한 우주 생명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고산성당 정홍규 신부가 은적사 허운스님이 보내준 봉축연등을 성당에 밝히며 그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대구 시민들은 “두 성직자가 보여준 화합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과 자비를 더욱 깊이 새기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