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2 (음)
> 종합
불교자원봉사활동은 '활발', 후원은 '글쎄'
나눔설문조사 분석

노란 조끼를 입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자원봉사자 120여명은 어르신을 위한 발맛사지 봉사를 하고 있다.


콩 한 알을 나누어 먹던 시절, 배는 고팠지만 마음은 넉넉했다. 수북이 쌓아놓고 먹을 수 있는 지금, 배는 부른데 마음이 고픈 이유는 무엇일까.

나누는 삶에는 넉넉함이 있다. 편안함이 있다. 삶다운 삶을 느낄 수 있다. 보잘 것 업는 것이라도 내게 있는 것을, 그것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 그건 행복이다.

나눔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선행’이니 ‘복지’니 운운하면서 해야 하는 일도, 또 그렇게 대접받아야 하는 일도 아니다. 그냥 생활이어야 한다. 삶을 지혜롭게 경영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삶의 ‘문화’이어야 한다.

올해 봉축 주제는 ‘나눔으로 하나되는 세상’이다.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의 궁극도 바로 이것이다. 이런 뜻을 반영해 현대불교가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자들을 대상으로 ‘나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또 사회 각 분야에서 나누며 살고 있는 불자들도 찾아갔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나누며 살고 있을까.



■ 분석

이번 설문조사결과 두드러진 특징은 불자들의 자원봉사 참여도나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특히 자원봉사 참여율이 매우 높아 불교자원봉사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아직도 후원문화는 정착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은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등 전국 6개 광역시를 포함한 전국 각지의 사찰 신도와 청년회, 대불련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러나 응답자가 적은 10대와 60대 이상은 연령별 분석에서 제외했으며, 강원 충남 등 응답자가 적은 지역이 있어 지역별 분석도 시도하지 않았다.


▨ 자원봉사

자원봉사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631명 가운데 273명(43.3%)이었다. 이같은 결과는 2002년 한국갤럽이 국민 1052명을 대상으로 2001년 12월~2002년 11월까지 1년간 자원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있다’(17.4%)고 응답한 수치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물론 본지 설문이 ‘지금까지의 경험’을 물은데 비해, 갤럽조사는 ‘1년간의 경험’을 물었다는 점에서 두 결과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자원봉사활동이 우리나라보다 3~4배 이상 활발한 미국과 영국 등의 자원봉사 참여율 50%와 비교해 볼 때 불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자원봉사를 한 경험이 있다는 것은 매우 높은 수치다.

이처럼 높은 수치가 나온 것은 이번 설문의 대상이 신도회와 청년회를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도회나 청년회는 조직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최근 몇 년 새 봉사활동을 하는 불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통계에 따르면 자원봉사활동 참여자가 매년 1000여명 가량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원봉사 횟수는 월1회(28.9%)가 가장 많았고 월2~4회(25.6%)-1년에 1회(16.1%)-6개월에 1회(11.8%) 순이었다. 한 차례 자원봉사를 할 때 소요되는 시간은 1~3시간(43.6%)이 가장 많았고 3~5시간(30.4%)-5~8시간(9.2%)-1시간 이하(7.7%)순이었다.

이를 종합하면 자원봉사를 하는 불자의 반 수 이상이 최소한 월 1~4회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1회 봉사활동시간의 대략적인 평균은 3.7시간이었다.

이는, 일반 자원봉사자가 평균 두 달에 한 번 3.5시간 활동을 하고 있다는 보건복지부의 2004년 10월 발표 통계와 비교해 자원봉사 횟수는 많고 1회 봉사활동 시간은 거의 비슷한 수치다.

그러나 자원봉사 경험이 없다고 답한 351명의 불자 중 128명(36.4%)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자원봉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자원봉사 참여에 대한 홍보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351명 가운데 ‘기회가 주어지면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응답은 80.1%였다.

봉사활동을 하는 곳은 주로 어린이 복지시설(20,7%)-노인복지시설(14%)-지역의 사회복지시설(12.3%)-장애인복지시설(11.3%)인 것으로 조사됐다.


▨ 후원

복지시설이나 사회단체, 불우이웃 등에 후원금이나 물품 등을 후원하고 있다고 답한 불자는 모두 319명(50.6%)로 응답자의 절반이 현재 후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세 이상 국민 가운데 64.3%가 기부 경험이 있다는 2003년 아름다운 재단의 조사결과보다 다소 낮은 것이다.

물론 본지 설문이 ‘현재 하고 있느냐’를 물은데 비해 아름다운 재단의 질문은 ‘경험이 있느냐’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아직까지 불교계에 후원문화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은 가능하다.

후원 주기는 한 달에 1번 이상(41.4%)이 가장 많았으며, 부정기적으로(38.5%)-1년에 두 번(11.6%)-1년에 한 번(4.7%) 순으로 나타났다. 부정기적으로 하고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는 것 역시 후원문화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월평균 후원액은 1~3만원(34.5%)-5천원~1만원(20.7%)-2~3천원, 3~5만원(각 8.8%)-4~5천원(7.8%) 순이었으며, 장애인복지시설-노인복지시설-어린이복지시설 순으로 후원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후원을 한 경험이 없다는 불자 303명 중 82%가 ‘여건이 되면 하고 싶다’고 밝혀 대부분 불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후원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생명나눔

장기기증을 했거나 장기기증 서약을 한 불자는 전체 응답자 631명 가운데 72명(11.4%)이었다. 앞으로 장기기증이나 기증서약을 할 의향이 있다는 불자는 299명(47.3%)으로 나타났다. 이 둘을 합하면 58.7%, 즉 불자 10명 중 6명 가량이 기증을 했거나 기증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국민 중 어느 정도 장기기증을 했거나 기증서약을 했는지에 대한 통계는 없으나, 성인 남녀 7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9%가 장기기증을 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2002년 삼성서울병원 조사결과와 비교해 볼 때 불자들의 장기기증에 인식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기증 서약자 중 ‘가족의 반대 또는 두려워서 못할 것 같다’는 응답자와 ‘기증으로 이어질지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가 절반이나 돼 실제 기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적극적인 방안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재능나눔

자신의 재능을 남을 위해 나누고 있는 불자는 전체 응답자의 35.7%인 225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재능을 나누고 있는 분야는 교육(학생 성인 노인 포함)(28%)-각종 상담(21.3%)-유아ㆍ어린이 돌보기(9.8%)-의료(9.3%)-경영 컨설팅(7.6%)순으로 나타났다. 교육과 상담 분야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이번 설문 응답자의 60%가 여성이고, 이들이 교육분야 외에 다른 전문직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식을 나누는데 있어 어려운 점으로는 ‘시간을 내기 어려워서’(39.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대상 선정’(23.6%)이 그 다음이었다. 특히 ‘대상 선정’을 꼽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는 것은 재능을 필요한 곳에 나눠줄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반증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 불자들의 나눔문화

불자들이 자원봉사, 후원 등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31.9%인 201명이 이같이 답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내가 받은 만큼 회향(16.8%)-부처님 말씀 실천(13.9%)-사회복지에 일조(13.5%) 등이 꼽혔다.

불교계의 나눔 문화에 대해서는 ‘정착되고 있는 편’(30.3%)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정착되지 못한 편이다’(26.6%) ‘그저 그렇다’(21.9%)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워 불자들 스스로도 불교계에 나눔문화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한명우 기자 |
2005-05-09 오전 1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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