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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이 함께 모두어 여쭈니,
벽암당 동일대종사께서
“내 임종게를 들으라.”
춘추공적동하제(春秋空寂冬夏制)라
팔순안거무일월(八旬安居無日月)이로다.
맥득번신비무처(驀得翻身非無處)에
조파봉두일신월(照破峰頭一新月)이로다.
춘추가 비고 고요하여 겨울-여름 비끌어 매었는데
팔십 평생 안거에 해와 달이 없구나.
홀연히 비어 없는 세월마저 뒤쳐 몸을 벗으니
비추어 보매 봉우리 위에는 달빛이 새롭구나.
“시간을 던져 지옥에 들지 말고 부지런히 공부하라” 하시고
년년일월 사계류(年年日月 似溪流)라
미만심회 공백두(未滿心懷 空白頭)로다
해가 가고 해와 달이 시냇물처럼 흐르누나
마음에 머금은 바 있되 채우기도 전에 흰머리만 휘날리누나.
한 번 할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