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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에 이르기를, ‘내가 깨달은 눈으로 일체중생을 살펴보니 탐진치의 번뇌 가운데 여래의 지혜, 여래의 안목, 여래의 몸이 있어 결가부좌하여 엄연부동하도다.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든 안하든 일체중생의 여래장은 상주불변하다. 다만 번뇌로 덮여있기에 여래가 세상에 나와 널리 법을 설해…’
윤회전생하며 생사의 괴로운 삶을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본래 갖추어진 여래의 씨알을 열어 보여주고 깨달아 증입하게 하기 위하여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이 당신과 똑같은 지혜와 덕성을 두루 갖춘 귀중한 생명체임을 깨달으셨기에 시ㆍ공간에 갇혀 윤회전생의 고해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중생들의 처지가 안타까워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그러나 미혹한 우리 범부들은 어리석게도 각자의 불성을 바로 보지 못하고 ‘나’라는 에고의 허상에 사로잡혀 맹목적인 자아집착에 몰입하여 삶의 목표를 오감각의 쾌락충족에 두고 그 매혹적인 탐닉을 향해 하루하루를 질주하며 부나방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 지구촌의 모습입니다.
만족을 모르고 항상 채우려고만 하는 탐심은 결국 개인의 고뇌와 불안을 야기하며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고 나아가 포용과 배려가 넘치는 불국토를 앞당기지 못하게 하는 맹목적인 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필요 이상의 감각적 쾌락충족을 목표로 하는 삶은 결국 고통으로 귀결됩니다.
탐욕은 결코 채워질 수 없고 끝내 좌절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제 무상한 세월 속에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어리석음을 스스로 끊고,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셨음을 찬탄하고자 밝힌 연등 앞에서 무명으로 뒤덮인 지나온 삶을 성찰하고 본래 갖추어진 청정한 불성에 불 밝히는 뜻 깊은 날로 맞이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