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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어도 우리 좋아서 하는 건데요, 뭐.”
누구나 집에서 편안하게 쉬고 싶은 토요일과 일요일. 그러나 영등포 보현의 집(원장 지거) 식당은 평일과 다름없이 분주하게 돌아간다. 거리에서 노숙하며 고된 일상에 시달리다 보현의 집으로 들어오게 된 이용자들도 휴일만큼은 여유 있고 나른하다.
그러나 부엌만큼은 오징어를 썰고 파를 다듬고 돼지고기를 볶는 등 재료준비와 요리하는 손길로 바쁘기만 하다. 보현의 집 식구들의 식사를 위해 한가로운 휴일도 반납한 채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봉화회(회장 정옥진) 보현의 집 봉사팀’이다.
“그저 좋아요. 내 몸 건강하고, 내가 할 줄 아는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
96년부터 보현의 집 주말 식사를 챙겨온 봉화회 봉사팀에서도 ‘맏언니’ 격인 배종순 보살(71)은 경기도 군포에서 영등포까지 쉬지 않고 달려 나오는 열혈 봉사자. 그런데 오히려 봉사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말하며 수줍어한다. 배 보살과 함께 일하는 것이 재미있고 좋다는 동갑내기 김영택 보살(71)도 “나이 많다고 집안에 앉아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해 봉사하게 됐다”고 배 보살을 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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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또 다른 베테랑 봉사자 신기남(64) 보살도 있다. 신 보살은 영등포 보현의 집뿐만 아니라 서울시립아동병원과 경희의료원 목욕봉사에도 합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하는 모습이 이용자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만드는 ‘스마일 보살’이다.
봉화회 봉사팀 음식이 보현의 집 식구들에게 유독 따스한 맛으로 다가가는 까닭은 이렇게 보살들의 즐거움과 친절한 마음이 함께 버무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후원해주세요>
영등포 보현의 집이 노숙인들이 거쳐 가기도 하고 생활하기도 하는 중간쉼터다 보니 사람도 많고 필요한 물품도 많다. 봉화회 보살들은 “여기 식구들이 재활할 수 있는 의지를 불어넣어 주기 위해 도서, 완구, 학용품, 컴퓨터 등 학습에 필요한 도구들을 후원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불자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02)2069-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