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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큰 주제는 ‘21세기 한국 경제 생존전략’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임진왜란의 전적지를 기행한 답사기와 <난중일기>를 비롯한 여러 사료를 토대로 쓴 이순신 전기, 지은이의 독특한 관점과 경영철학이 살아 있는 ‘이순신 경영학’이기도 하다. 특히 기업 CEO와 삼도수군 통제사로서의 이순신, 임진왜란과 지금의 경제전쟁, 군사전략 경영전략 등을 비교하며 읽으면 더 유익하다.
이순신은 전략의 원칙을 중시했다. 군사전략이든, 경영전략이든 원칙은 같다. 이것들은 시대가 변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2,500년 전에 쓰인 <손자병법>이 오히려 새로움을 준다고 극찬하는 전략분야 전문가들도 있다. 이순신이 보여준 백전백승의 전략은 이런 점에서 경제전쟁 시대에 진지하게 되새길 필요가 있다는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지은이는 우선 적이나 경쟁기업을 이기기 위해선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고, 자신의 강점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려면 자신이 처한 환경을 면밀히 파악하고 자기의 강약점은 물론 상대방의 강약점도 정확히 꿰뚫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또 명량해전에서 보여준 불굴의 의지를 이순신의 으뜸 덕목으로 꼽았다. 이순신이 감옥에 있는 동안 원균의 조선 수군은 철천량해전에서 궤멸하고 말았다. 남은 것은 12척의 배와 오합지졸뿐. 당시 임금 선조조차 이순신에게 해전을 포기하고 육군 대장이 될 것을 종용했다. 그러나 이순신은 오히려 “우리에겐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싸운다면 적의 진격을 막을 수 있습니다”며 선조를 설득했다.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끈 원동력은 바로 이같은 불굴의 의지였다는 것이다.
이순신의 수군을 무적 함대로 만든 또 하나의 비결은 ‘신뢰’였다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백의종군 후 맨손으로 시작한 이순신은 왜군이 휩쓸고 간 폐허를 누볐다. 민심을 수습하고 패잔병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이순신이 나타났다는 말에 도주했던 패잔병이 모여들었다.
기업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기업을 운영하다보면 때론 시련도 있고 좌절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얼마든지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최후의 보루인 신용과 신뢰를 잃는다면 기업은 결코 다시 되살아날 수 없는 것이다. 다방면에 걸쳐 두루 통용되는 진리인만큼 기업가나 개인 사업하는 사람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꼭 권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