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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저기 선생님 따라하세요. 이렇게요, 응?”
서울 시흥 혜명복지원 청담노인복지관(관장 혜성) 치매단기보호센터. 4월 18일, 월요일 아침마다 율동을 한 가지씩 배우는 어르신들이 ‘고향의 봄’ 멜로디에 맞춰 손뼉을 치고 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이다 보니 행동이 서투르다.
어떤 어르신은 숫제 관심도 없다. 그런 노인들에게 일일이 선생님의 동작을 알려주면서 주먹을 꼭 잡고 폈다 쥐었다 하는 사람은 호압사(주지 원욱) 신도 봉사회인 보리수회 문복렬(55) 보살이다.
문 보살이 어르신들의 레크리에이션 수업을 돕고 있는 동안 같은 보리수회 백옥례(57) 보살과 김경숙(57) 보살은 노인들의 한방 치료 돕기에 한창이다.
“우린 그냥 선생님들 도와서 어르신들 불편하지 않게만 하는 건데요, 뭘.”
백 보살과 김 보살은 자신들이 하는 봉사를 한껏 낮춰 이야기하지만 이들의 봉사는 가장 세심하고도 가까운 봉사다. 쑥뜸을 뜨고 침을 놓는 자리를 소독하고, 뜸을 올려놓은 부위가 뜨거워지면 다시 갈아주고를 반복하는 것이 전부라 간단하게 보이지만 여기저기서 ‘뜨겁다’는 비명이 터져나올까봐 마음이 바쁘다.
보리수회는 7년 전, 4명의 불자들이 도반으로 만나 사찰 공양 등 절에서 필요한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1년 전부터 청담복지관까지 봉사 영역을 넓히게 됐다. 같은 절 신도는 아니지만 복지관에서 만난 허연덕(55) 보살도 호압사 신도들과 자연스럽게 보리수회 속에서 활동하고 있다.
치매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부모님 같은 애틋한 마음 때문에 안쓰럽기는 하지만 그런 마음이 사소한 일부터 다 해 드려야 겠다는 결심을 가져와 이들을 자연스럽게 자원봉사자로 자리 잡게 했다.
“살림만 따로 하지, 매일 함께 살다시피 한다”는 보리수회 보살들. 지금까지 같이 해 온 세월만큼 앞으로도 함께 다니면서 어르신들을 봉양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서로의 손을 마주 잡는다.
<도와주세요>
청담종합복지관 치매주간보호센터에서는 노인들의 대소변을 해결해줄 성인용 기저귀가 항상 필요하다. 또한 의류ㆍ양말 등은 노인들에게도 필요하지만 바자회 물품으로도 늘 부족한 상태다.
보리수회 문복렬 보살은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방과 후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먹일 간식도 많이 필요하고, 아이들이 특히 컴퓨터가 없어 고생”이라며 아이들을 위한 나눔의 정도 함께 호소했다. (02)806-1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