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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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의현 선사의 어록 모은 <임제 100할>


누군가
책 <임제 100할>.
임제 선사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칼날 위의 일입니까?” 임제 스님이 답했다. “위험한 일이다, 위험한 일이야!” 그 스님이 무어라 말하려고 머뭇거리는데, 임제 스님이 바로 때렸다.

임제의현(?∼867) 선사의 어록을 모은 <임제록>에는 글자의 뜻만으로는 그 진의(眞意)을 헤아리기 힘든 선문답들이 가득하다. 이러한 선문답들은 알음알이로 해석을 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행을 통해 참구해야 할 화두 그 자체다. 임제 스님 역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祖師)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며 관념과 알음알이에 대한 집착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먼저 선문답을 이루는 ‘글’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속에 담긴 의미도 바르게 읽을 수 없을 것이다.

이진오 교수(부산대 한문학과)와 무심선원 김태완 원장(부산대 민족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이 펴낸 <임제 100할>은 원전 텍스트에 충실한 <임제록> 해설서로 평가된다. <임제록> 전체를 대화의 주제와 참가하는 사람이나 장소 등에 따라 100개로 나눈 후 원문에 대한 체계적이고 정확한 번역을 시도했고, 주요 용어들은 주를 통해 풀이하고 있다. 선문답의 내용에 대한 해설은 따로 하지 않고 있다.

<임제 100할>의 또 다른 특징은 저본의 차별성이다. 현존하는 <임제록>의 판본은 <사가어록(四家語錄)>(1648년)과 <천성광등록(天聖廣燈錄)>(1148년)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1403년) 그리고 가장 널리 읽히고 있는 ‘선화본(宣和本, 1298년)’이 있다. <임제 100할>은 이 중에서 <사가어록>을 저본으로 삼고 있다.

번역자들은 “성립 연대가 가장 빠른 <천성광등록>과 마조와 백장 황벽 임제 4가(家)의 어록을 묶어 편집한 <사가어록>이 가장 초기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리라 여겨졌다”며 “가능한 초기 임제록의 편집 체제를 따르자는 취지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유통되고 있는 ‘선화본’이 아닌 <사가어록>을 저본으로 삼고 <천성광등록>을 대조본으로 삼았다”고 말한다.

<임제록> 해설 뒤편에 부록으로 <조당집>과 <송고승전> 등에 전하는 임제 스님의 일화와 법문, <임제록>에 나타나는 선(禪)사상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발간됐다.


<임제 100할>(이진오 김태완 옮김, 장경각, 9천5백원)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04-28 오후 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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