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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9교구본사 대구 팔공산 동화사(주지 지성)는 4월 12일 통일기원대전 특별전시실에서 동화사 대웅전 출현 삼존불 진신사리 친견 및 복장물 전시대법회를 봉행하고 9월 3일까지 특별전시에 들어갔다.
이날 전시된 부처님 진신사리와 복장유물은 동화사가 지난해 10월 대웅전의 보존 복원 공사를 위해 삼존부처님을 이운하던 중 발견된 것. 동화사는 6개월 여 간의 연구와 고증을 거쳐 부처님 진신사리 10과와 복장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후령통 일체, 보물급 전적류를 일반 대중에게 공개했다. 또 이를 기념해 1250년 전 통일신라시대 사경원에서 봉행했던 전통사경 재현법회도 열렸다. 한국사경연구소장 김경호 법사에 의해 기획된 사경재현법회는 국보 제 196호 신라 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의 사성기에 나타난 의식과정을 재현한 것. 원만사 유치원 어린이 20여명이 홍의동자 황의동자로 길을 밝히고 심인고등학교 취타대가 동참하는 등 부처님 법신사리인 <금강반야바라밀경>을 법당에서 연으로 모셔와 사경법회장인 통일기원대전까지 이운 봉안하는 장엄의식을 그대로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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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은 “부처님 복장물 및 사리친견대법회와 전통사경재현법회를 통해 불자들에게는 신심을 고취시키고,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나라에는 희망을 줘서 국가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신라불교, 고려불교를 오늘날 이 시대에 재현시켜 우리불교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화사는 9월 3일 대웅전 보존 복원불사를 마친 뒤 박물관에 보관할 복장물을 제외한 복장물, 사경법회 등을 통해 새로 조성한 복장물을 삼존불에 봉안할 예정이다. (053)982-0101
■ 어떤 유물들을 볼 수 있나
대웅전충창상량문에 의하면 대웅전 삼존불에서 발견된 복장물은 옹정 5년(영조 3년)인 1727년 5월 12일에 납입된 것으로, 전적류와 후령통이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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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전적류는 총 수량이 100여권이 넘는다. 발원문을 비롯해 고려사경, <묘법연화경>, <지장보살본원경>,<화엄경> 등의 경전과 진언문 및 15세기 이후에 간행된 목판본이 주를 이룬다. 이번 일반에 공개된 고려시대의 사경 2점과 고려와 조선전기 목판본은 매우 귀한 가치를 지닌다. 특히 약사여래에서 발견된 <상지은니무상의경 권하(橡紙銀泥無上依經券下>와 <상지은니대보적경 권제94(橡紙銀泥大寶積經券第九十四)>는 상수리 열매로 염색한 하지에 은가루로 경전을 베껴 쓴 고려시대(14세기)의 사경으로 보물급의 가치가 있다. 또, <대방광불화엄경>도 고려시대(14세기) 목판본 경전으로 표지 일부가 얼룩지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온전히 보존되어 주목할 만하다.
그 외 조선전기 간행된 목판본으로 <묘법연화경권 제4>(1417년)와 <지장보살본원경>(1474년)이 전시되고 있는데, <지장보살본원경>은 김수온(1410~1481)의 발문이 주목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또, <대불정수능엄경>(1609)과 <묘법연화경>(1629) 등도 선보인다. 다라니로는 1725년 동화사에서 간행된 육자대광명진언을 비롯해 일체여래비밀전시사리보협진언, 칠구지불모심준제진언, 진언집 등이 진열대에 오른다.
사각의 동제 후령통은 복장물을 넣는 복장기로 뚜껑의 끝처리는 팔엽(八葉)을 형상화한 연꽃으로 마무리했다. 후령통 안에는 각각 오방을 상징하는 5색의 동제 오보병과 사리통이 있으며, 그 안에 부처님 진신사리 10과와 원형, 금강저, 채번, 산개 형태의 지류와 각종 곡식 약초 등이 들어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동화사는 후령통 일체를 일반에 공개, 당시 복장물 봉안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생생하게 살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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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장물은?
복장물이란 불상이나 탱화를 조성하면서 내부에 봉안하는 여러 가지 유물을 말한다. 법식에 맞게 이들 유물을 넣음으로써 불상이나 탱화가 예배의 대상이 되고 궁극적으로는 영원한 생명력을 부여하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불상이나 탱화에 언제부터 복장의식이 행해졌는지는 확실치 않다. 부처님 입멸 후 8개의 국가로 사리가 나누어져 사리탑을 세울 때 여러 가지 공양물을 함께 넣는 사리장엄 의식이 발달했다.
이후 점차 의식의 형태와 복장물의 목록이 정해져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시간이 흐르면서 복장의식과 복장내용이 <조상경>으로 정립되면서 정형화됐다.
불상의 경우 복장물은 사리와 오보병을 담은 후령통을 중심으로 경전(법사리)과 다라니를 가득 채워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탱화의 경우 복장낭이라는 주머니에 불상과 비슷한 유물들을 넣어 매달거나 탱화 뒷면에 넣어 배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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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장물 납입품
불상에 복장을 넣을 때는 <조상경>에 의해 사리와 사리통, 오보병, 오경, 오곡과 오색사, 불경류, 의복, 다라니 등을 넣는다. 복장물은 후령통과 이를 싸는 황초보자기가 있는데 보자기 사이에 발원문과 주문을 넣는다. 복장물의 핵심인 후령통은 금속이나 나무, 혹은 종이 등으로 제작되는데 원통형이나 사각형이 일반적이고, 대체로 뚜껑에 둥근 대롱이 끼워져 내부의 오보병을 둘러싼 오색사가 밖으로 빠져나온다.
후령통 내부에는 5가지 색을 지닌 오보병이 들어있고, 각 병 안에는 오곡과 오향 등 많은 물건들이 법식에 따라 들어가 있다. 보통 오보병은 동ㆍ서ㆍ남ㆍ북ㆍ중앙의 방위를 상징한다.
동화사 대웅전에서 출현한 후령통에서는 6개의 병이 나왔는데 사리통으로 한 개가 더 넣어진 것으로 보인다.
후령통의 내외에 오륜종자와 오경이 들어간다. 오륜종자는 5방위에 따라 5가지 색의 직물에 방위마다 다른 글자를 써서 납입하며, 오경이란 다섯 개의 거울로 각 방위마다 네모(동) 원(서) 삼각(남) 반원(북) 원(중앙)의 형태로 나타낸다. 금속이나 천을 사용하는데 동화사 대웅전 복장품의 경우는 오색사로 동-서, 남-북으로 엮어서 후령통 외면에 매달아 놓았고, 중앙은 후령통 내부에 봉안돼 있었다. 이 밖에 종이로 오려 형태를 만든 오색채번, 오백저, 금강저 등을 각 방위에 맞춰 후령통에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