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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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감동·환희 우리 손에 달려있죠"
연등축제 진행본부 봉축위원회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를 위해 봉축위원회는 1년 내내 고민하고 구슬땀을 흘린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박상희 과장ㆍ수암 스님ㆍ박용규 중앙종회 사무과장ㆍ박광일 차장.


“올해 봉축 표어인 ‘나눔으로 하나되는 세상’처럼 불교문화마당이 열리는 5월 8일은 ‘나눔과 회향의 날’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4월 20일 오후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 50여개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모아졌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 홍민석 간사(42, 법인)에게다. 홍 간사는 올 연등축제 불교문화마당에 참여할 50여 단체 관계자들에게 주의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동영상 자료를 보여주며 잘 설치된 부스와 잘못 설치된 부스를 설명할 때 사람들의 눈은 더욱 커졌다.

“부스 중간에 보시함을 설치하면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해 잘 모이지 않습니다. 대신 인테리어를 잘 해 놓거나 사람들이 참여할 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은 부스는 줄을 섭니다. 즉 어떤 유인책(?)을 쓰는가가 관건입니다.”

설명을 마친 홍 간사는 자료를 주섬주섬 챙겨들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2층으로 내려간다. 봉축위원회 사무실이다.

1년 내내를 부처님오신날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 방광일 차장(62, 보수), 박상희 과장(48, 적조월), 김낙현 계장(40, 거운), 홍민석ㆍ강문정(35, 보현행) 간사가 그들이다. 이들은 봉축행사가 끝나면 자료정리 등 마무리 하는데 2~3개월, 내년 봉축행사 기본 계획 및 예산 수립, 홍보물 제작에 2~3개월을 보낸 후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행사 준비에 들어간다. 각종 행사를 접수하고 자료를 배포하다보면 봉축행사가 또 코앞에 닥치는 것이다.

봉축위원회 취재차 사무실에 들러 질문을 하려고 하니 손사래부터 친다. “지금은 정신없으니까 제발 나중에 하자”며 애원조로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봉축 행사 하이라이트인 연등축제가 보름여 앞으로 닥쳤기 때문이다. 전화 받는 사람, 방문객에게 설명하는 사람, 자료 챙기는 사람. 그야말로 전쟁통이다.

그 가운데서도 조용히 중심을 잡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방광일 차장이다. 봉축위원회 고문격인 방 차장은 봉축행사 관련 각종 인허가와 서울시내 가로연등 설치 및 철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70년대부터 조계종 총무원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방 차장은, 여의도광장에서 조계사에 이르는 제등행진 당시 협조가 잘 안돼 싸움도 많이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한 마디.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

방 차장 옆 자리에는 박상희 과장이 있다. 봉축행사 ‘산 증인’이라고 불리는 박 과장은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1989년 서울지역불교청년단체협의회(이하 서불청)에서 행진에 그치지 말고 불자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축제로 발전시키자며 연등놀이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당시 서불청 총무가 바로 박 과장이다. 96년부터 상근하기 시작한 박 과장은 봉축행사에 관한한 ‘공식 대표 인물’이다.


봉축위원회는 원만한 봉축행사를 위해 수시로 회의를 한다.


연등법회와 제등행진을 담당하는 김낙현 계장은 연등법회 때 비닐이나 천으로 만든 상징물에 공기가 충분히 주입된 뒤 제 모습을 갖추기까지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고 가슴은 시커멓게 탄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올 연등법회에는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귀띔한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과로(?) 때문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홍민석 간사는 불교문화마당과 홍보 업무를 맡고 있다. 대한불교청년회 활동을 시작으로 2001년부터 상근한 홍 간사는 “이전 행사가 신도회나 청년회 중심의 아마추어적이었다면 전통과 국제 분야가 접목하면서 보다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2002년부터 근무하기 시작한 강문정 간사는 지방단체 행사 접수와 연등놀이 회향 등을 책임지고 있다. 강 간사는 “이제 봉축행사가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섰다”고 진단했다. 작은 단체와 큰 단체간 격차가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예전에 비해 질적인 수준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봉축행사 실무 총책임자인 무관 스님(조계종 총무부장)과 실무국장인 수암 스님(조계종 총무국장), 조양희, 박철규, 주상한씨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봉축행사가 요즘처럼 짜임새 있고 규모 있게 치러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일제강점 후 조계사-종로4가-을지로-시청앞-안국동-조계사를 도는 제등행진이 동국대-종로-조계사로 이어지다 1975년 부처님오신날이 국가공휴일로 지정된 후 여의도광장-조계사로 진행됐다.

그러나 문제는 여의도광장에서 조계사까지 10km 정도 행진을 하다보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진이 빠져버려 다른 행사는 할 수 없었다. 따라서 1996년 동대문 운동장-조계사에 이르는 제등행진이 ‘연등축제’라는 이름을 달고 불교문화마당, 어울림마당(연등법회), 대동(회향)한마당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대거 동참하는 종합적인 축제 성격을 띠게 됐다.

하지만 제등행진이 너무 대형화되고 화려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과장은 제등행진의 원래 의미인 ‘빈자일등(貧者一燈)’을 거론하며 초발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부처님이 영축산에 계실 때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지극한 정성과 발원으로 밝힌 등불만이 밤이 깊어도 밝게 빛났던 것처럼, 무명을 밝히는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 과장은 “크고 화려하지 않더라도 많은 이들이 참여해 정성스럽게 만든 등이 제일 좋은 등”이라며 “큰 단체가 작은 단체를 배려하는 마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또 “해마다 외국인 참여는 늘어나는 반면 청소년 참여가 줄어들고 있다”며 “종단 차원의 청소년 포교 대책이 시급하다”고 안타까워했다.



■ 올 연등축제 ‘특별 코너’

진행요원 보강 매끄러운 운영

지율 스님 ‘생태놀이터’ 계획



올 연등축제 제등행진은 이전에 비해 보다 박진감 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봉축위원회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10여개 중심 단체 관계자들에게 지난해 제등행진 동영상을 보여줬다. 그러자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린 행진, 중간중간 잘라먹은 듯한 행진 등 적나라한 모습들이 나타났다. 봉축위원회는 이번 제등행진에 진행요원을 보강해 물 흐르듯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올 연등축제 불교문화마당에 설치되는 ‘천성산 지킴이’ 지율 스님 부스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율 스님은 부스 2개 중 1개에는 천성산과 함께하는 생태놀이터를 만들 계획이다. 여기는 생태등 만들기, 생태그림 그리기 등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다른 1개 부스는 지율 스님이 수놓은 대형 그림과 함께 서명 작업을 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어 진다.
글=남동우 기자·사진=박재완 기자 | dwnam@buddhapia.com
2005-04-25 오전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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