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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음악인 발굴과 찬불가 보급을 목적으로 시작된 ‘창작 찬불가 공모’가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조계종 총무원 주최로 1997년부터 격년제로 진행돼온 공모는 실질적인 성과가 미미한 탓에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수차례 받아왔다. 그러나 주최측은 올해 제5회 공모를 준비하면서 도약을 위한 새로운 시도들을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큰 시도는 공모작의 질적 수준을 고양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그간 공모에 작품을 제출한 이들 가운데 작곡 전공자는 20~30%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응모자들은 대중가요 습작생들로, 불교음악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대학생들이 다수였다. 여러 차례 심사에 참여한 안병길(삼보불교음악협회 사무총장)씨는 “불교적인 정서를 표현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아마추어적인 미숙함을 그대로 노출한 작품이 적지 않아 수상작을 꼽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고 고백했다.
이에 주최측은 전문음악단체와 손을 잡고 우수 음악가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교계 안팎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벌이고 나섰다. 공모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황학현씨는 “현재 음악대학과 음악단체 등과의 접촉을 통해 작품 응모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30여 편에 불과했던 공모작의 수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그 가운데 작곡 전공생의 비율 역시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상자의 상금을 300만원에서 500만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동아음악콩쿠르 등의 널리 알려진 음악 공모와 비교해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조계종 문화부측은 “공모전의 권위는 상금과도 전혀 무관하지 않다”며 “질적으로 우수한 찬불가를 생산하고 보급하기 위한 종단의 지원과 투자”라고 밝혔다.
공모전의 운영방법도 개선키로 했다. 그동안 공모전 운영위원인 불교음악 관계자들의 불화와 음악성향 차이 등이 불거지면서 공모작 선정을 둘러싼 심사위원들의 뒷얘기가 끊이질 않았었다. 주최측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각계의 불교음악 전문가 60%, 종교와 무관한 유명 작곡가 40%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을 섭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공모에 앞서 작사가들에게 노랫말을 의뢰, 응모 작곡자들이 원하는 경우 의뢰한 노랫말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각각의 찬불가 장르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음 공모부터는 기악곡ㆍ가곡ㆍ가요 등으로 공모 장르를 세분화할 계획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공모 이후의 관리ㆍ감독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공모가 네 차례 진행되는 동안 수상작과 수상자에 대한 사후 지원이 전무했다. 반영규(불교음악협회 명예회장)씨는 “정작 곡을 생산하고도 보급의 길이 막혀 그대로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종단과 불교계 방송매체 등이 중지를 모아 찬불가 보급을 정책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번부터 공모 수상작을 ‘불교합창 콩쿠르’의 지정곡으로 선정해 활용방안을 모색한 것은 새로운 시도가 될 수 있겠지만, 보다 장기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수상자 관리도 주최측의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찬불가 공모가 불교음악 신예들을 발굴할 수 있는 통로구실을 하는 만큼, 수상 이후 사찰합창단과의 연계나 관련 단체 취업 알선 등을 추진해 수상자들을 발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제5회 창작찬불가 공모는…
공모부분∥ 독창곡 혹은 합창곡
응모자격∥ 대한민국 남녀 20세 이상
접수기간∥ 8월 1일(월)~ 8월 8일(월)
심사발표∥ 10월 10일 (월)
시상식 및 수상곡 연주∥ 12월 6일 (화) 오후 2시 리틀엔젤스 예술회관
시상내역∥
대상 1인(상금 500만원, 상패) 우수상 1인(상금 300만원, 상패) 장려상 2인(상금 50만원, 상패), 입선 5인(상금 20만원, 상패), 아름다운 노랫말상(상금 100만원, 상패)
제출서류∥
악보 2부, 응모신청서 1부, 사진 2매, 주민등록등본 1부
문의∥(02)2011-1770, (02)725-7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