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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종회의장단은 ‘종도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과 함께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중앙종회의장단은 불교중앙박물관과 관련 “이미 발생한 문제는 엄중히 수습을 해야 할 것”이라며 “관련 종무원의 문책을 통해 재발 방지에 힘쓰고 박물관 준공까지 중단 없는 노력을 경주할 것”을 촉구했다.
중앙종회의장단은 또 언론에 제기된 개인과 문제 사찰에 대해서 “총무원은 호법부를 통해 진상을 조사하여 진위 여부를 가리고, 차제에 재정이 투명하게 집행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사실과 다른 왜곡된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소명돼 공정하게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종회의장단은 “이 기회에 선거법을 위시한 현실에 부응하는 법령의 제개정을 위해 종도들의 중지를 모으도록 노력하겠다”며 “무엇보다 청정승가상을 재정립해 수행과 포교의 사명에 진력하고 사회의 귀감이 되는 종단 구성원 스스로의 자정노력 방안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종회의장단은 이 외에도 “안으로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밖으로 허물을 들추어내는 일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이 시간 이후로 모든 의사는 중앙종회에서 함께 논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다음은 종도들에게 드리는 글 전문.
우리는 얼마 전에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민간 피해는 물론 천년 고찰인 낙산사가 전소되는 과정을 가슴 아픈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그 마음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종도와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릴 만한 일들이 종단 내외에서 벌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대하는 저희 중앙종회 의장단은 무한한 책임감과 함께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 땅의 장구한 역사와 함께해 온 불교가 중생과 아픔을 함께 하기보다 최근에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는 참으로 통탄스럽고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승단에 대한 재가단체의 질타에다 신문지상에 연일 보도되는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 앞에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누가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닙니다. 때마침 총무원의 참회 자정 선언과 본사 주지스님들의 자정결의가 이어져 어느 때보다 높은 참회의 목소리에 저희들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에 종도를 대표하는 저희 중앙종회의장단은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자성의 말씀을 종도들에게 드리며, 현하의 여러 문제에 대한 입장을 천명하여 종단 발전의 대 전기로 삼고자 합니다.
첫째, 불교중앙박물관에 대한 것입니다.
이 불사는 역사문화기념관과 더불어 추진되는 종단 숙원사업입니다. 역사문화기념관은 이미 총무원 청사로 활용되고 있으며 박물관은 현재 공정 약 70%, 공사대금은 25%정도 밖에 지불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재가종무원들이 건설공사의 복잡한 서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의도적으로 공사 계약절차를 복잡하게 만든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더라도 이미 발생한 문제는 엄중히 수습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총무원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진상조사를 통하여 책임소재를 가리는 한편, 공사 사업자를 바꾸는 일단의 발 빠른 조치가 이어진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입니다. 집행부는 더 나아가 관련 종무원의 문책을 통하여 재발 방지에 힘쓰고 박물관 준공까지 중단없는 노력을 경주할 것을 촉구합니다. 종회에서는 재정분과를 통한 감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이 문제뿐만이 아니라 여타의 종단차원의 관리감독 방안까지 폭 넓은 대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언론에 제기된 개인과 문제 사찰에 대한 것입니다.
총무원은 호법부를 통해 진상을 조사하여 진위 여부를 가리고, 차제에 재정이 투명하게 집행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사회적인 지탄의 소지가 생기는 일로부터 우리 스스로가 맑아야 합니다. 이번에 문화연대 등 재야단체와 언론에서 제기한 여러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여 엄중문책하고, 알려진 바와 달리 당사자가 억울해하는 부분도 없지 않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왜곡된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소명되어 공정하게 처리되어 야 할 것입니다.
셋째, 법과 제도적인 보완입니다.
사회는 모든 부분에서 투명하고 개개인의 권익증진과 참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선거법을 위시한 현실에 부응하는 법령의 제개정을 위해 종도들의 중지를 모으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정승가상을 재정립하여 수행과 포교의 사명에 진력하고 사회의 귀감이 되는 종단 구성원 스스로의 자정노력 방안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해야 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 종단은 합리적인 여러 기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앙종회는 입법과 견제, 감시의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필요하면 종회의 논의를 거쳐 본래의 기능을 다 할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안으로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밖으로 허물을 들추어내는 일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닙니다. 보살의 십중대계에도 사부대중의 허물을 드러내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자칫 승가 전체가 호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밖으로는 이 모든 것들이 정쟁으로 비춰지고, 종단 사태의 아픔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 이후로 모든 의사는 중앙종회에서 함께 논의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나무가 높으면 새가 둥지를 틀고, 못에 물이 고이면 물고기가 삽니다.
교계는 물론 중앙의 일반 방송과 언론에서 보여준 종단을 향한 애정 어린 총고에 감사드립니다. 또 종단 안팎의 재야단체에서 촉구한 종교인 본연의 자세 정립에 대해서도 초발심의 심정으로 아프게 새기겠습니다. 만중생의 귀의처로써 청정하고 대중이 화합하여 종단발전에 헌신할 것을 다시 한번 밝히는 바입니다.
불기 2549년 4월 19일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