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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화요일 오후. 서울 도봉서원종합복지관(관장 전승범) 4층 식당에는 쑥갓나물과 돈까스, 계란말이 등의 반찬을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10여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도봉구 관내의 거동하지 못하는 독거노인 120여 가구의 끼니를 책임질 ‘귀한 음식’들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 봉사팀은 이름이 없다. 애당초 봉사팀을 조직하려고 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자연스럽게 모인 이들을 복지관과 이용자들이 ‘월요일 오후봉사 팀’이라고만 부른다.
‘월요일 오후 봉사팀’에는 복지관이 개관한 2000년부터 도시락 봉사를 해 온 이순례(70) 보살과 박미자(57) 보살을 비롯해 경전 공부를 하다 보니 무엇보다 행(行)이 중요한 것을 느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는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소속 김광숙(58)ㆍ박경자 보살,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먹다 자신도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2년 전부터 직접 반찬 준비에 나선 권정숙(71) 보살 등 저마다 다른 이유로 봉사활동을 하는 이들이 모여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자원봉사를 신청한 윤영주(43) 보살까지 합세했다.
“규율이나 강제력이 있는 것 보다는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이 더 신명나는 법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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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보살의 말처럼 봉사 경력도, 소속도 다른 이들이 하나 둘 모여 봉사하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불자라는 점과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서 직접 찾아왔다는 공통점으로 똘똘 뭉쳐 매주 맛난 반찬을 만들어 낸다. 반찬 준비를 하는 손길이 바쁘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봉사의 의미를 곱씹는 것도 이들에게는 소중한 일이다.
“우리는 집에서 하던 일이 밖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것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봉사란 그저 즐거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거든요.”
<후원해주세요>
도봉서원종합복지관에서는 ‘어버이 날’을 맞아 지역 독거노인 400명을 대상으로 5월 6일 ‘지역 어르신 축제한마당’을 개최한다. ‘월요일 오후 봉사팀’은 “복지관 측에서 외롭게 지내는 사람들에게 뜻 깊은 행사를 마련했지만 기념품으로 제공할 수건이나 티셔츠 같은 것을 후원받지 못해 어려워하고 있다”고 살짝 귀띔했다. (02)3494-47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