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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불국사 주지 종상 스님은 4월 1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회의실에서 열린 불기 2549년 제2차 교구본사주지회의에서 종단 자정과 관련한 성명서 채택안이 상정되자 개인 신상발언을 요청한 뒤 이 같은 요지의 발언을 했다.
종상 스님은 골프연습장과 관련 “연세가 드신 분도 할 수 있는 골프연습장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다섯 명이 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문화재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영향평가를 받아야 된다는 것은 알았지만, 관광객이 없고 마당 성격이어서 설치해도 상관없다는 짧은 소견으로 이런 물의가 일어나 죄송하다. 조속한 시일 내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종상 스님은 “일부 단체에서 내가 호화요트를 구입하고 환치기를 했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모든 공직에서 사퇴할 뿐 아니라 어떠한 징계라도 감수하겠다”라고 주장했다.
종상 스님은 또 “항간에 이러한 문제제기에 항의 내지 답변을 하지 않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는데, 충분히 수면에 떠오를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조사결과 호화요트 구입과 환치기가 사실무근으로 판명될 경우 의혹을 제기한 사람 중 종헌종법에 따라 징계할 사람은 징계하고 종헌종법으로 징계하지 못하는 사람은 총무원 차원에서 조치를 취해 달라. 문화연대 등은 의법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상 스님이 성명서에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닐 경우 의혹을 제기한 사람도 책임지도록 삽입해 줄 것’을 요구하자, 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도 “투서를 조사한 뒤 사실이 아닐 경우 투서한 사람에게 그에 상응하는 벌칙을 가할 수 있도록 종헌종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속초 신흥사 주지 마근 스님도 “투명하게 사는데 왜 성명서에서 ‘투명’이라는 단어를 넣는가. 빼야 한다”고 제기하자 총무원장 법장 스님에게 “투명하면 왜 시비 거리가 생기는가”라고 면박을 당하기도 했다.
합천 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은 “성명서 자체에는 별 무리가 없으니 제목만 수정해 결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보은 법주사 주지 도공 스님 역시 종상 스님의 의견에 동조했다.
결국 회의는 종상 스님의 제안으로 휴회됐다. 재개된 회의에서 성명서는 “이번에 물의가 빚어진 일련의 사건에 대하여 종단은 엄정한 조사를 하여 진위를 밝히고, 그에 따른 사실여부에 따라 관계자(개인ㆍ단체)에 대한 종헌ㆍ종법상의 처리를 할 것임을 천명한다”등으로 문구를 수정한 뒤 채택됐다. 또 낙산사 복원 불사와 관련한 결의문도 채택했다.
다음은 결의문 전문.
투명종단 구현과 자정에 대한 결의문
요즘 우리 사회를 한층 더 투명하게 만들려는 범사회적인 노력이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정부·정치권·재계·시민사회가 함께 투명사회협약을 체결하는 등 이제껏 우리 사회 발전의 장애물이었던 각종 부정과 비리를 추방하려는 큰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최근 일부 교구본사를 비롯하여 우리 종단 내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의혹이 제기된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러한 일은 그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청정해야 할 종단에 누가 되고, 진리의 안내자라는 출가 수행자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다 할 것입니다. 더욱이 청정하고 맑은 사회를 건설하는 데 앞장서야 할 우리 종단이 이러한 물의의 근거를 제공한 것은 어떠한 의미에서든 종도와 불자,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여겨야 할 일입니다.
이에 우리 종단에서는 종헌종법과 국가법에 따른 철저하고도 공정한 규명 작업을 통하여 객관적으로 투명한 결론을 도출하고 종도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종단에 대한 일말의 의심조차도 소멸시켜야 할 것이며, 향후 투명하게 종단과 사찰이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교구본사 주지들은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 우리는 청정한 승가상을 확립하고, 차후 종단 내에서 불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찰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경주한다.
-. 우리는 이번에 물의가 빚어진 일련의 사건에 대하여 종단은 엄정한 조사를 하여 진위를 밝히고, 그에 따른 사실여부에 따라 관계자(개인 단체)에 대한 종헌 종법상의 처리를 할 것임을 천명한다.
-. 우리는 각종 불사를 진행함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고 종단에서 시행하는 지침에 근거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종무행정을 구현함으로써 청정한 교단을 세우는 데 적극 협력한다.
-. 우리는 교구와 사찰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비롯한 각종 대안을 제시하고 시행하는 데 노력한다.
불기2549(2005)년 4월 14일
대한불교조계종 교구본사주지 일동
낙산사 복원 불사와 관련한 결의문
최근 발생한 고성·양양 지역 산불로 인하여 많은 분들이 고통을 겪게 된 것과 천년고찰 낙산사의 여러 당우가 전소되고 귀중한 문화유산이 소실된 데에 대하여 비통함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번 산불로 인하여 삶의 터전을 잃고 인명과 재산상의 큰 피해를 입은 해당 지역 주민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우리 종단은 이재민들이 조속한 시일 내에 재난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 일상적인 삶을 온전히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적극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나라 유수의 관음기도도량으로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던 낙산사는 보물 479호 낙산사 동종을 비롯하여, 원통보전, 홍예문루, 요사채 등이 전소되는 등 그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특히 이번에 소실된 문화재들은 우리 선조의 얼과 우리 민족의 역사가 투영되어 있는 것으로서 다시는 되살릴 수 없는 아까운 문화적 자산이었기에 더욱 그 아픈 마음을 달랠 길이 없습니다.
이번 산불이 비록 자연적 조건으로 인하여 쉽게 진화되기 어려웠다고 하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진화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장비의 부족 또한 중요한 원인이라 여기며, 향후 이에 대한 국가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는 바입니다.
다행이도 국가에서 낙산사의 복구 비용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 이번 재난을 이겨내는 큰 힘이 될 것이겠지만 이것만으로 낙산사를 재난 이전의 위의 어린 모습으로 돌아가게 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다 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종도와 불자의 자주적인 힘으로 낙산사를 민족의 관음성지로 복구할 것을 천명하며, 이를 위해 물심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 주변에 아직도 산불과 같은 재해에 취약하게 노출되어 있는 여러 문화유산과 문화적 시설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폭넓은 관심이 필요하며, 유사시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어 시행되어야 한다는 점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산불 재해의 극복에 우리 사회 전체의 노력과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우리 대한불교조계종 교구본사 주지들은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 우리는 고성·양양 지역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낙산사가 이번 재난을 극복하고 모든 국민이 성스럽게 여기는 관음성지의 위의를 다시금 온전히 갖추도록 하는 일에 앞장서 동참한다.
-. 우리는 향후 중요한 문화유산이 화마와 같은 재해로부터 적절히 보호될 수 있는 방안을 국가와 사회가 조속히 마련하여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불기2549(2005)년 4월 14일
대한불교조계종 교구본사주지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