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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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의 화마(火魔) 수난사
몽골침입ㆍ임진왜란ㆍ한국전… 연이은 화재

이번 화재로 소실된 원통보전의 옛 모습. 현대불교 자료사진.

원효 대사와 함께 신라 불교의 쌍벽을 이루던 의상 대사가 창건해 모두 23개의 문화재급 유산을 소장하고 있는 낙산사.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관음기도도량으로 알려져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낙산사가 5일 발생한 산불로 또다시 수난의 역사를 기록했다.

낙산사와 화마(火魔)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고려 1231년 몽골 침입 때 전소된 전례가 있으며, 조선 세조 때 재건한 뒤에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맞아 또 한번 잿더미로 변한 적이 있다.

1953년 낙산사 원통보전을 복구한 이형근 장군. 현대불교 자료사진.
낙산사는 구한 말에 옛 명성을 되찾았지만 6ㆍ25전쟁으로 또다시 뜨거운 불길 앞에 명을 달리하기도 했다. 당시 100여 칸이 넘는 건축물은 한국전쟁 때 거의 파괴되었는데, 그 가운데 원통보전 전각이 1953년 이형근 장군에 의해 복구되었다. 이후 낙산사는 37채의 전각을 복원했지만, 결국 50여 년이 지나 형태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모습을 남긴 채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낙산사 화재로 소실된 범종의 옛 모습. 현대불교 자료사진.

이처럼 오랜 기간 흥망의 역사를 되풀이해온 낙산사가 보유한 대표적 문화재는 보물 제479호인 낙산사 동종과 원통보전 앞에 위치한 7층석탑(보물 499호), 금속으로 만든 8각 대좌 위에 결가부좌한 관음보살좌상 등이다.

이 가운데 조선 세조 때 세워진, 당시 3층이던 것을 7층으로 조성한 석탑은 6ㆍ25 때 포탄을 맞는 등 수난을 거듭하면서도 수차례 불길 속으로 사라진 낙산사를 눈앞에서 고스란히 지켜보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낙산사의 수난사를 웅변하는 듯한 일주문 편액. 현대불교 자료사진.

이번 화재로 소실된 낙산사 동종은 조선 예종 1년에 세조를 위해 낙산사에 보시한 높이 158㎝, 입지름 98㎝, 보살상 높이 36.8㎝에 이르는 범종이다. 원통보전 입구 오른쪽 종각 밑에 보관됐으나, 종각이 전소되면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녹아버리고 말았다.

지난 2003년 보물 1362호로 등록된 건칠 관음조살좌상은 화려하고 높은 보관을 쓰고 있으며, 가슴 부분이 두드러지게 표현돼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문화재로, 이번 화재 때 스님들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다행히 피해를 보지 않았다.

화마를 이겨낸 낙산사 홍련암 전경. 현대불교 자료사진.

이 밖에 신중탱화와 후불탱화도 지하창고로 옮겨져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으며, 바닷가 소나무 숲 옆의 홍련암과 의상대도 방화 저지선 덕택에 제 모습을 간직할 수 있게 됐다.


<낙산사의 수난사>



671년(신라 문무왕11) : 의상대사가 낙산사를 창건함.

786년(원성왕2) : 화재로 인하여 사찰 대부분이 불에 탐.

10세기 중엽 : 범일스님의 중창 이후 100여 년이 지났을 때 들불이 일어나 이 곳까지 번져오므로써 사찰 대부분이 불에 탐. 그러나 관음보살상과 정취보살상을 봉안한 불전은 화재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함.

1254년(고종41) : 몽고군의 침입으로 관음상과 정취보살상, 그리고 수정염주와 여의주를 양주성(襄州城)으로 옮김. 양주성마저 함락되자 두 보주를 땅 속에 묻어 두었다가 다시 꺼내어 감창고(監倉庫)에 간직함.

1489년(성종20) : 산불로 인하여 관음전이 불에 탐.

1592년(선조25) : 임진왜란으로 사찰 대부분의 당우가 불에 탐.

1631년(인조9) : 화재가 발행하여 사찰이 불에 탐. 종밀(宗密), 학조(學祖)스님 등 36인이 중창함.

1777년(정조1) : 화재로 인하여 원통보전을 제외한 전 당우가 불에 탐.

1895년(고종32) : 승당이 불에 타자 선학스님이 중건함.

1930년 : 화재가 발생하여 사찰 일부가 불에 탐.

1937년 : 1936년의 폭풍우로 무너졌던 의상대 정자를 새로 지음.

1950년 : 한국전쟁 때 사찰 내 전체 당우가 불에 탐.

1953년 : 이형근 장군이 원통보전과 종각등을 새로지으면서 중창함. 7층석탑도 이 때 중수하였슴.


관련 링크 : 부다피아 낙산사 홈페이지 가기

김재경 기자 | jgkim@buddhapia.com
2005-04-07 오후 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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