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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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백 무비 스님의 <임제록 강설>



무비 스님. 현대불교자료사진.
1971년 겨울, 봉암사에서 서옹 스님의 <임제록> 강의를 들은 무비 스님(범어사 승가대학장)은 이후 걸망에 항상 <임제록>을 지니고 다녔다. 조계종 승가대학원장과 조계종 교육원장을 지내며 후학 양성에 힘쓴 대강백 무비 스님은 그렇게 30여년이 흐른 후에야 <임제록> 강의서를 펴냈다.

하지만 무비 스님은 “<임제록>을 강설하는 일은 쓸데없는 군더더기를 붙이는 것”이며 “멀쩡한 살을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임제 스님 자신도 경전과 어록을 모두 ‘똥 닦은 휴지’라고 일컬었다.

그렇다면 무비 스님은 왜 굳이 임제 스님의 어록을 풀이했을까? “혹시 그 똥 닦은 휴지조각에서 국물이라도 나오려는가 해서”라는 것이 스님의 답이다. “세상은 점점 말세적 현상이 짙어가고, 진정한 불법을 알고하자는 사람들은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오로지 불조(佛祖)의 정법이 널리 퍼지고 오래 머물도록 하는데 일조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을 펴내게 됐습니다.”

눈 어두운 불자들을 위해 스님은 <임제록>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우리말로 옮기고 그것에 대한 강의를 하는 식이다. ‘행산 스님을 점검하다’ 편을 예로 살펴보자.

“임제 스님이 행산 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넓은 땅의 흰 소입니까?’ ‘음매에, 음매에!’하자, ‘벙어리냐?’하셨다. ‘장로께서는 어떻게 하십니까?’하니 ‘이놈의 축생아!’ 하셨다.”
이 구절에 대한 무비 스님의 해석은 다음과 같다.

“흰 소는 일불승(一佛乘)을 뜻한다.
책 <임제록 강설>.
그러므로 그 질문은 ‘무엇이 부처입니까’가 된다. 소의 모습 그대로 부처이다. 산하대지와 삼라만상 그대로가 부처인데 부처가 아닌 것이 무엇이랴? 그러나 부처라는 속뜻은 숨고 축생들만 날뛴다. 두 스님이 약속이나 한 듯이 관중들을 희롱하고 있다. 무대가 좋아서 점검하는 일은 그쯤으로 해두었다. 천 이백 육십 년 뒤에 그 틈을 엿보는 것을 임제도 몰랐을 거다.”

쉬운 말로 내용을 풀어놓은 ‘강설’을 읽다보면 마치 실제 스님의 강의를 듣고 있는 듯 하다. 그래도 스님의 강의를 육성으로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인터넷 홈페이지 염화실(cafe.daum.net/yumhwasil)에 방문해보자. ‘염화실 방송국’을 통해 <임제록>는 물론 <법화경> <유마경> 등의 육성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임제록 강설>(무비 스님 엮음, 불광출판사, 1만5천원)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04-06 오후 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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