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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충정로, 도심 한가운데 ‘사찰 복지관’이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사회복지법인 효림원을 설립한데 이어 3월 30일 효림노인복지센터를 개관한 수효사(주지 무구)가 복지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수효사가 표방하고 있는 ‘사찰 복지관’의 개념은 종래 사찰과 복지관을 하나로 합친 형태로 사찰이 곧 복지관으로 활용되는 것을 뜻한다. 대부분의 불교계 복지관이 지자체로부터 시설을 위탁하면서 지역 사찰의 후원을 받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할 때, 수효사는 신개념의 복지사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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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효사가 다른 복지시설과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점은 법당과 노인복지시설이 한 건물 내에 있어 신도들이 곧 자원봉사자가 돼 수시로 노인들을 돌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봉사자와 복지 수혜자간의 소통이 원활해지게 되는 부가효과가 발생되기도 한다. 건물 자체가 전체적으로 황토 느낌으로 따뜻하게 만들어져 노인들에게 안정감을 준다는 것도 큰 장점의 하나다.
효림노인복지센터가 들어선 자리는 지난해 11월 8층으로 신축한 효림원 건물로 치매단기보호센터와 노인주간보호시설로 각각 나뉘어 운영된다. 현재 10명의 노인이 5층과 6층에 1인실로 마련된 치매단기보호센터에 입소했고 6층에 마련한 주간보호시설에는 지역 독거노인들 50여명이 수시로 다녀가고 있는 상황이다.
단일 사찰로서는 한 시설도 운영하기 힘든 상황에서 치매노인 보호프로그램과 재가노인 이용프로그램을 병행하는 이유는 몸은 건강하지만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이 효림원에 머물면서 치매노인들을 돌보게 되면 서로의 존재 이유를 확인할 수 있어 노년기 우울증 예방에 더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복지의 수혜자들이 복지 주체로서 일할 수 있는 순환 구조로 만들어진 것이다.
무구 스님은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이 즐겁게 지낼 수 있고, 건강해 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며 “지역을 넘어서 치매노인과 일반 노인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시설로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3월 30일 봉행한 효림노인복지센터 개관식에서는 경희대 조달호 교수의 사회로 기념식이 진행됐고 무용가 이귀선씨와 명지대 강미선 교수, 백야예술단 소리꾼 안기영씨 등이 꾸미는 흥겨운 축하무대가 이어졌다. 김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