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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년전 순천 송광사와 구례 천은사간의 교류를 살필 수 있는 자료가 발견되어 화제다.
송광사 박물관(관장 고경 스님)은 최근 “지난 3월 3일 설법전 번와 작업중 명문이 새겨진 망와(암막새) 4개를 발견했으며 명문을 판독한 결과 1630년 천은사에서 제조된 것이다”고 밝혔다.
고경 스님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기와 가운데 3개에 ‘경오년 4월 감로사 기와(庚午年四月 甘露寺瓦□)’라고 비교적 상세한 명문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며 “1630년 경오년 지금의 천은사인 감로사 기와를 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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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천은사는 828년 감로사로 창건되었다가 1679년 단유선사가 중수 후 천은사로 사명을 개칭한 것으로 보아 1630년 천은사 전각의 번와 작업때 제작된 기와가 송광사에 온 것으로 추정된다.
고경 스님은 “천은사 저수지부근에 가마터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곳에서 기와가 제조되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엔 지리산 앞으로 흐르는 섬진강과 보성강을 통해 송광사와 천은사가 상호 교류했던 것으로 보아 당시 기와도 해로를 따라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고경 스님은 또한 “명문에 새겨진 시주자 최영호(崔永浩)는 3년후인 1633년 7월에도 송광사 천자암 중건 당시 시주자로 송광사지에 기록되어 있어 송광사와 인연 깊은 인물로 여겨진다”며 “어떤 연유로 천은사 기와가 송광사에 쓰였는지는 상세한 조사를 통해 살펴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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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기와 가운데 다른 1개에는 ‘정덕삼년무진오월일(正德三年戊辰五月日)’과 ‘說■■’이란 명문이 새겨져 있어 ‘1508년 5월 설법전을 보수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천은사 명문 기와가 발견된 송광사 설법전은 1210년 보조국사가 법문을 설하던 곳으로 이곳에서 최후법문을 한뒤 좌탈입망했다. 이 전각은 6.25 전쟁당시 소실되었다가 1968년 중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