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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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보다 귀한 보물, 사발



우주를 담는 그릇이란다. 밥을 담으면 밥그릇이 되고, 술을 채우면 술잔이 되며, 차를 따르면 찻잔이 되는 까닭에서다. 그래서 이것을 모은 전시의 주제를 ‘황금보다 귀한 보물’이라 이름했다. 성(聖)과 속(俗)을 뛰어넘어 그 모든 것을 부처의 마음으로 수용하는 ‘그것’은 무엇일까.

전남 영암도기문화센터(소장 이상용)는 4월 1일부터 3개월 간 센터 상설전시관에서 이화여대박물관이 기획한 ‘황금보다 귀한 보물-사발’ 특별전을 연다. 국보나 보물 딱지를 붙인 ‘명품’과는 거리가 먼, 민간에서 각종 음식을 담는데 널리 쓰이던 ‘사발’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5천년의 세월 동안 민간의 삶 한가운데서 사람들의 체취를 담아온 한국과 중국 사발 400여점이 진열대에 오른다.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각처에서 생산된 다양한 형태의 사발들을 시대별ㆍ종류별ㆍ지역별로 7개의 공간에 구분 전시한 것이 특징이다. 사발에 시대와 종류의 구분이 있겠냐 싶지만, 사발은 도자기의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도자기의 초기형태인 ‘토기’를 모은 흙사발을 시작으로, 청자의 기원으로 유추되는 황색빛의 녹갈유 사발, 검은빛의 흑갈유 사발 등이 전시장 초입에 진열된다. 중국 남선종(南禪宗)의 맑은 차와 함께 서해를 건너와 고려에 꽃을 피운 청자 사발, 소박한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조선 고유의 분청 사발 등도 각각의 전시실에서 선보이며 고려와 조선 자기의 특징을 드러낸다.

특히 분청 사발 가운데 ‘이도다완’이 이목을 끈다. 조선에서는 ‘막사발’로 불리며 민간에서 통용되던 이 사발은 일본으로 건너가 국보 및 중요문화재로 지정되며 더없는 인기를 누렸다. 심지어 어느 성주는 자신의 작은 성(城)하나와 분청 사발 하나를 맞바꿨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다.

이외에도 순백의 미가 돋보이는 백자 사발과 그 위에 푸른 빛 그림을 담은 청화 백자 사발 역시 함께 만날 수 있다.

이화여대박물관 나선화 학예연구실장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동아시아 사발을 한데 모아 전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생명과 문화를 담고 있는 사발 자체의 예술성과 동양 도자사를 함께 읽어낼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061)470-2566
2005-04-06 오후 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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