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3 (음)
> 종합
"다향으로 열린 도량 자리매김할 터"
[우리절에서는]남양주 수종사



삼정헌에서 차를 마시는 방문객들.


“절 아래 맑은 강에는 안개 자욱하고/그림 같은 산봉우리는 하늘 높이 솟았네/뇌공(雷公)의 큰 업적을 감출 수 없어/가람 중간에 현명탑 세웠는가”

<동다송>으로 유명한 초의 스님이 읊은 싯구절이 아니라도 남양주 운길산 중턱에 자리한 수종사(주지 동산)에 오르면 확 트인 풍광에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남한강과 북한강에서 피어오르는 운무가 발아래 펼쳐지는 날이면 도량은 장관을 이룬다.

수종사를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발길을 들여놓는 삼정헌(三鼎軒). 일찍이 문화포교에 뜻을 둔 주지 동산 스님이 힘들고 지친 중생들에게 쉼터로 내놓은 공간이다. 수종사를 찾는 이들은 시와 선, 차가 있어 삼정헌이라 불린 이곳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차를 마시고 마음을 쉬어간다. 산 아래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한 통유리에 비친 세상은 차향에 물든 절경이다.

주말이면 수종사는 1천여명의 방문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중생을 끌어안는 도량이어야 한다는 동산 스님의 소신으로 종교를 가릴 것 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도량으로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삼정헌의 팽주 천혜륜(46) 보살은 “다른 종교인이라도 삼정헌에서 천하일품 맛을 내는 물로 우린 차를 마시고 나면 불교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수종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한가지는 나한기도가 끊이지 않는 도량이라는 점이다. 수종사의 나한신앙은 창건일화에서도 확인된다. 조산 세조 임금이 운길산에서 울리는 종소리를 듣고 괴이하게 여겨 찾아와보니 18나한상이 모셔진 토굴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였다고 하여 절을 짓고 나한도량 수종사(水鐘寺)라 이름한 것이다. 이곳에서 출토된 금동나한상은 보물로 지정돼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1000일 나한기도가 진행되고 있는 수종사는 4월 1일 400일 회향을 맞았다. 이 기도가 끝나면 또다시 1000일 나한기도가 시작된다. 수종사 불자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지는 나한기도를 통해 불국토를 이루는 보살 나한이 되기를 서원하고 있다.

주지 동산 스님은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수종사가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중생들의 의지처가 되고 기도소리 끊이지 않는 수행도량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031)576-8411
박봉영 기자 | bypark@buddhapia.com
2005-03-29 오후 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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