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산행을 떠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현대불교 자료사진.

봄이다.
전국의 명산고찰로 사찰참배를 가는 발걸음이 분주해지는 시기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출발한다면 모처럼의 사찰참배가 ‘고생길’로 끝나기 쉽다.
조계사 성지순례팀 김무착행(50) 구도부장은 “운동화나 구두를 신고 산에 오르다 발톱이 빠지거나 가벼운 옷차림으로 철야정진을 하다 감기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사찰답사는 하루일정이라도 꼼꼼히 준비해서 가야 한다”고 충고한다. 베테랑 불자들의 산행 사찰답사 준비 노하우를 들어본다.


○출발하기 전날, 답사코스를 확인하고 적절히 운동하기

사찰참배는 가고자하는 사찰의 사전 정보를 철저하게 수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해당사찰 홈페이지나 시·도·군청 홈페이지에서 사찰이 위치한 산의 등산로나 산행코스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곳에서 산행에 걸리는 소요시간과 찾아가는 방법을 상세하게 알아보고 약도 등을 준비한다. 출발 하루 전에는 108배를 해 다리근육을 적당히 단련해두는 것이 좋다.


○산행 사찰참배 시 좋은 복장은

가장 신경 써야할 부분은 복장이다. 봄철 산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갑작스런 눈·비·우박·안개 등의 기상 변화 때문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대부분의 산사가 산의 7~8부 능선에 위치해 있어 평지보다 온도가 약 5℃정도 낮으므로 방수·방풍이 되는 옷과 여벌의 옷을 반드시 챙겨가야 한다.
산행경험이 없는 불자들은 간혹 청바지를 입고 오르기도 하지만 땀이나 갑작스런 비에 젖을 경우 무겁고 뻣뻣해져서 산행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간혹 법복 바지를 입고 산에 오르는 불자들이 있는데, 땀이나 비에 쉽게 젖기 때문에 산에 오를 땐 스판 소재로 된 바지를 입고 사찰에 도착해서 갈아입는 것이 좋다.


○안전사고는 꼼꼼히 대비해야

사찰참배를 갈 때는 자칫 산행에 필요한 물품은 소홀히 준비할 수 있다. 그러나 봄철산행은 겨울철보다 안전사고가 25%정도 더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아무리 주의해도 부족하지 않다.
2~3시간 이상 산행해야 하는 사찰로 갈 때는 나무나 돌을 잡고 올라갈 때 손을 보호해주는 면장갑, 뒤꿈치가 벗겨지는 것을 방지하는 등산용 양말 등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아직 녹지 않은 눈이나 얼음에 미끄러질 우려가 있으므로 운동화 대신 등산화를 꼭 신는다. 조난 사고를 대비해 후레쉬와 물파스 등의 구급용품도 가져간다. 물은 사찰 약수터 등에서 보충할 수 있으므로 너무 많이 준비해갈 필요는 없다.
입안과 목을 축일 정도로만 조금씩 천천히, 자주 마시고 산을 오르는 동안은 오이·당근·귤 등으로 수분을 보충한다. 초콜릿이나 치즈 등은 에너지를 공급해줘 비상식량으로 좋다. 떡과 영양갱도 불자들이 사찰답사를 갈 때 빠뜨리지 않고 챙겨가는 인기 간식거리다.


○개인 신행물품 준비해갈 것

사찰에서 108배와 간단한 기도만 하고 돌아올지 아니면 철야정진을 할지에 따라 가방을 꾸리는 법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당일 기도가 목적이라면 작은 주머니에 108염주와 포켓용 경전을 담아가는 요령을 발휘해보자.
철야정진을 할 계획이라면 법당 바닥에서 올라오는 찬 기운을 막기 위해 덧버선과 개인용 깔개 등을 준비한다. 등산용품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스티로폼·비닐 소재의 깔개는 절할 때 무릎의 충격도 흡수해주고 방석 대용으로도 쓸 수 있어 산행 사찰답사에 잔뼈가 굵은 불자들이라면 꼭 하나씩 갖고 있는 물품이다.
공양물도 빼놓을 수 없는 준비물이다. 각 사찰의 성지순례팀은 ‘공양물은 가져오지 말고 대신 약간의 보시금을 준비하라’고 충고하지만 성의껏 준비한 공양물을 꼭 가져가고 싶다면 공양미의 경우 3~4공기 정도, 초는 두 자루, 향은 한통, 과일은 제철과일로 3~4개만 싸는 것이 충분하다.

도움말 주신분=이찬영(조계종 중앙신도회 산행객원기자), 김무착행(조계사 신도회 구도부장), 최정심(불교상담개발원 자비의 전화 사찰순례 및 산행모임팀장), 김무기(포교사단 상담전화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