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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고 은은한 빛깔 속에 한국의 사상과 한국인의 심성을 담아 천년을 간직하는 한지. 최근에는 옷, 등, 인형 등 한지공예로 다시 생명력을 부여받고 있는 한지의 멋을 살린 전통등이 프랑스 파리로 첫 나들이를 떠났다.
3월 10일부터 4월 4일까지 파리 외곽에 위치한 루이비통그룹의 아클리마타시옹 공원에서 열리는 ‘2005 파리 한지문화제’에서 아름답고 질긴 멋을 뽐내기 위해서다.
(사)한지개발원(이사장 이창복)과 한불문화교류협회(Echos de la Coree, 회장 이미아)가 주관하는 파리 한지문화제는 한국의 전통한지등 전시회를 비롯해 개막식 특별행사로 열린 한지패션쇼, 이야기가 있는 닥종이 인형전, 한지의상전, 한지대표작가 초대전 등의 전시회와 ‘한국의 종이-한지’를 주제로 한 세미나, 한지공예 체험, 한지 장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지공예품들은 첫 유럽 나들이라는 신선한 이미지가 맞물려 개막부터 프랑스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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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문화제에서 가장 눈길을 끈 프로그램은 역시 ‘상생의 불빛-한국의 색’을 표현한 전통한지등전.
프랑스 인사와 국내 인사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월 10일 오후 7시 공원내 징가로 극장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주철기 프랑스 주재 한국대사, 이창복 (주)한지개발원 이사장 등이 점등버튼을 누르자 공원 위에 설치된 전통등이 환하게 불을 밝혔다.
형형색색의 등이 점등되는 장면을 모니터로 지켜보던 관객들은 “트레비앙(Tres bien, 최고)!”을 외치며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몰랐다.
‘고구려’와 구전설화를 담은 ‘한국이야기’, 물밀듯이 들어온 서구문명의 홍수속에서도 잘 간직되어온 한국 전통의 특색을 봉주는‘아름다운 것들’로 나누어 소개된 전통등은 모두 26종. 수렵무사등, 사신도등, 삼족오등, 장산곶매등, 호랑이등, 도깨비등, 주마등, 거북등, 잉어등, 해태등, 학등, 종등, 장승등, 연꽃등, 귀면등 등.
출품된 등들은 10여년간 진행된 연등축제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살려 제작된 전통등으로, 전통등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온 전통등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영일(전영일공방 대표)씨의 작품이다.
전씨는, 전시회 현장에서 전통등에 호기심을 관객들은 한국의 전통에 대한 신비감을 질문으로 쏟아냈다고 현지분위기를 전했다. 프랑스인들이 전통등을 바라보며 관심을 보일 때마다 전씨는 “등은 불교에서 이어져 내려온 전통으로 한국의 역사와 함께 하며 가장 한국적인 멋을 품고 있다”며 한국불교문화를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파리 한지문화제를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한국과 불교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는 무대요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뜻 깊은 자리”라고 평가했다.
이번 문화제에는 전영일, 현재열, 소빈, 곽현주, 권혁근 한지공예가를 비롯해 김현태 상지대 공예학과 교수, 김진희 한지개발원 사무국장, 이미아 파리 이브리대학 교수 등 한국의 한지·전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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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문화제에 선보인 한지와 각종 공예품들은 중국의 ‘선지’와 일본의 ‘화지’보다 품질과 디자인이 월등히 좋다는 평가를 받아 유럽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한지가 유럽인들의 시각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를 맞은 것이다.
특히 문화제가 열리는 공원을 아름드리 수놓고 있는 각양각색의 전통등은 관람객들의 아낌없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이번 문화제는 유럽에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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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자매결연 10주년을 기념해 2002년 파리시에 기증한 아클리마타시옹 공원내 서울공원을 아름드리 수놓고 있는 각양각색의 전통등은 관람객들의 찬사를 이끌어내며 한국불교문화의 세계화에 희망의 불씨를 당겼다.
프랑스 현지언론도 전통등과 한지공예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간지 <누벨 옵세르바 퇴르>는 가장 먼저 전통등을 소개하고 전통등에 반한 프랑스인들의 반응을 소개했으며, <피가로스코프>지도 “한국의 전통종이가 프랑스를 마술로 빠져들게 한다 ”며 전통등 전시회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라신코레엔느>지는 파리 한지문화제를 “절대적으로 봐야하는 전시”라고 홍보했을 정도다. 이 외에도 텔레비전 채널1, 2, 3이 “아침의 나라의 전통적인 괴물들을 모티브로 한 등들이 환상적”이라며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