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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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고무신, 그 속에 부처가 있다"
희상스님 설치미술 전시 4월 8~17일 불일미술관


하나로 돌아가기


불교에서 ‘발’은 특별한 개념이다. 불상이 조성되기 이전에는 부처님을 두 발의 형상(불족적ㆍ佛足跡)으로 표현하곤 했다. 45년 간 곳곳을 누비며 중생을 제도하고 진리를 전파한 의미를 상징화한 것이다.

희상 스님은 그 같은 발의 이미지를 ‘고무신’에 담았다. 스님은 4월 8~17일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개인전 ‘하나로 돌아가기’를 연다. 스님들이 신다가 버린 낡은 고무신으로 불법을 얘기하는 설치미술 전시회다.

1000개 고무신의 석고를 떠서 선반 위에 진열한 작품 ‘관조를 통한 하나됨’이 대표작이다. 신발 주인 발의 형태가 제각각인 탓에 모양과 크기도 모두 다른 고무신. 그것의 석고 모델 역시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각각의 스님네들이 체화한 불법의 깊이, 부처님 가르침을 대중에게 회향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그 근본이자 목적은 결국 하나다. 작품의 주제가 ‘하나로 돌아감’인 이유가 설명된다.

진열된 석고 고무신에는 경전 글귀까지 새겨져 있다. 희상 스님이 밤낮으로 독송하는 <금강경>이다.
희상스님
스님은 “하루 8시간씩 1년을 꼬박 새겼다”며 “천 가지 생각을 ‘이뭣고’ 화두 하나로 돌리듯 일념으로 글귀를 새기다보니 금강경을 10번이나 옮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술로 구하고자 했던 답을 수행의 과정 속에서 얻었다. 역시 ‘하나로 돌아감’이다.

석고 고무신 앞에 수북이 쌓아놓은 고무신 역시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때묻고 늘어진 ‘고무신 껍데기’나 그 안에 부어서 굳힌 말간 ‘석고 알맹이(속형)’는 결국 둘이 아닌 하나다.

스님은 ‘관조를 통한 하나됨’ 외에도 고무신을 벽에 걸거나 바닥에 설치한 작품들을 비롯해 40여점의 회화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이번 전시작들은 독일에서 전시돼 호평을 받은 작품들로, 스님은 동국대 석림회 29기모임 ‘자자회’ 스님들이 독일로 직접 보내준 1000개의 고무신을 재활용해 8년여의 독일 유학 기간 동안 10여 차례 전시회를 연 바 있다. (02)733-5322
강신재 기자 | thatiswhy@buddhapia.com
2005-03-22 오후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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