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미래 펴냄/9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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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크는 소로우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에서 자신의 불안한 영혼에 대해 토로하며, 더 진실하고 순수한 삶을 일깨워 주기를 부탁했다. 이에 대해 소로우는 우리가 삶에서 슬픈 이유는 삶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진정으로 깨어 있는 삶을 살지 못해서라고 답한다. 자연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전 생애에 걸쳐 영적 진리를 추구한 소로우의 구도자적 모습을 볼 수 있는 이 편지들은 그가 얻은 깨달음과 삶의 지침이 담겨져 있다.
내용이 짧고 일상적이지만, 대다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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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각자가 신과의 개인적인 약속을 실천해야만 한다고 믿은 소로우는 가식적으로 행동하는 것, 특히 영적인 믿음에 대해 허식을 부리는 것을 경계했다. 이 책의 편지들에는 소로우의 영적인 사상들이 정면에 그리고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블레이크가 소로우에게 영적인 스승을 대하듯 다가갔기 때문이다.
블레이크와 더불어 소로우의 이 편지들을 받는 사려 깊은 독자들은 정신의 자극을 받고 생의 영감으로 채워질 것이다. 그리고 변화될 것이다. 어떻게 정의 내릴지라도 이 편지들은 지혜의 서간문인 것이다.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일 장작 몇 개를 구하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그것과 동시에 자신의 영혼을 따뜻하게 하기 위한 신성한 불을 지필 수 없다면.”과 같은 소로우의 말은 삶의 지혜 그 자체다.
류시화 시인의 한층 물이 오른 번역도 이 책의 깊이를 더해주는데 일조한다. 류씨는 영어를 한글로 옮기는 단순 번역을 뛰어넘었다. 그 중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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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을 깊이있게 읽은 ‘내공’있는 독자라면 이미 곳곳에서 눈치를 챘을 것이다. 소로는 ‘바가바드 기타’와 ‘우파니샤드’등 인도경전을 곁에 두고 살았지만 영적 체험은 지극히 내면적인 것으로 여겨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월든에도 수많은 암시만을 심어놓았다.
이 편지글들은 구도자로서 소로우의 모습을 접할 수 있다는데 기왕의 그의 책에서 가졌던 미진한 갈증을 풀어준다. 예컨대 “필요하다면 신조차도 홀로 내버려두라. 나는 만일 그를 더 사랑한다면 그와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을 발견하는 것은, 그를 만나러 가고 있을 때가 아니라, 단지 그를 홀로 남겨두고 돌아설 때입니다”같은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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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7년 7월 12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생각이 깊었으며 아름다운 콩코드에서 태어난 것을 무엇보다 큰 행운으로 여겼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으나 부와 명성을 쫓는 화려한 생활을 따르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와 자연 속에서 글을 쓰며 인생을 보냈다.
소로우는 생전에 자신의 저술로 어떤 경제적인 성공이나 명성을 얻지 못했지만 콩코드의 월든 호숫가에서 통나무집을 짓고 생활한 2년간의 경험을 기록한 <월든>은 19세기에 쓰여진 가장 중요한 책들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인두세 납부를 거부해 수감됐던 사건을 통해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국가 권력의 의미를 깊이 성찰한 <시민의 불복종>은 세계의 역사를 바꾼 책으로 꼽히고 있다.
이렇게 그의 문화적, 사상적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요즘에 와서는 19세기를 살았지만 21세기적인 환경의식을 지녔던 사람으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1862년 5월 6일, 결핵으로 44세의 나이에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