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 문화 > 학술·문화재
'우리말 불교 개념사전' 나온다
동국대 100주년 기념사업 일환, 불교학계 지적역량 결집

주요 불교개념의 뜻풀이는 물론, 텍스트상의 용례, 그리고 관련된 현대적 논의의 흐름까지 짚어주는 새로운 개념의 사전 <우리말불교개념사전>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나온다.

이 사전은 단편적인 뜻풀이 위주의 대다수 사전들과는 달리 불교의 주요 개념 120여개를 어원·사용례는 물론 의미의 역사적 변천 및 인접개념과의 관계, 출전근거까지 일일이 밝혀내는 내용으로 편찬될 예정이어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말불교개념사전>은 동국대(총장 홍기삼)가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것으로 2003년 준비 작업에 착수해 2004년부터 편찬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들이 주축이 된 편찬위원회(위원장 서윤길)가 사전 편찬 작업을 주도하는 가운데, 110여명의 국내 불교학자가 집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110여명이면 국내 불교학자들을 거의 망라한 수준으로, 불교학계의 지적 역량을 총결집한 불사라 할 만하다.

편찬위는 먼저 불교의 주요 영역을 ‘인간관’ ‘세계관’ ‘수행론’으로 나누고, 각 영역에서 주요 개념을 뽑아냈다. ‘인간관’에 붓다·아라한·보살·중생·업 등 20여개 개념, ‘세계관’에 일체·무상·연기·윤회·열반 등 50여개의 개념, ‘수행론’에는 간화·계율·깨달음 등 50여개의 개념이 포함됐다.

이렇게 선정된 개념들은 집필자의 박사논문 주제 또는 주된 연구 분야와의 관련성을 감안해서 할당됐다. 집필자와 주제어를 살펴보면, 동국대 서윤길 교수(고려시대 밀교 연구)가 ‘즉신성불(卽身成佛)’, 조용길 교수(초기불교의 업사상 연구)가 ‘업(業)’을 주제로 집필했으며, 충남대 이평래 교수(여래장사상연구)는 ‘진여(眞如)’, 전남대 이중표 교수(아함의 중도체계 연구)는 ‘오온’을, 경남대 최유진 교수(원효의 화쟁사상)는 ‘화쟁’을 집필하는 등 집필자의 전문성이 잘 반영됐음을 알 수 있다.

주제어 풀이는 △어원적 근거 및 뜻풀이 △역사적 용례 및 텍스트별 사용 예 △인접개념과의 관계 및 현대적 논의 △출전 근거와 참고문헌 등의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이처럼 하나의 개념을 시대별로 살피는 한편, 관련 개념과의 관계까지도 설명해내다보니 집필 분량이 방대해졌다. 편찬위는 집필 분량을 주제어당 200자 원고지 150~200매로 책정했다. 한편의 논문을 방불케 하는 분량이다. 이렇게 집필된 사전은 1200쪽짜리 책 5권과 색인 1권으로 편찬될 예정이다.

편찬위원장 서윤길 교수는 “<우리말불교개념사전>은 동국대 100주년 기념 학술분야 사업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하며 “이 사전을 통해서 불교의 개념의 본래 의미와 변형된 의미, 그리고 한국 불교에서 새로이 부여된 의미까지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미리 엿본 <우리말불교개념사전>
3월 17일 동국대 다향관에서 열린 한국선학회(회장 현각)에서 경북대 임승택 교수가 발표한 논문 ‘사념처’는 <우리말불교개념사전> 구체적인 주제어 풀이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초가 됐다. 사전 편찬 지침에 따라 집필된 원고를 발표한 것이기 때문이다.

초기불교 실천체계의 핵심인 사념처(四念處)에 대해 임 교수는 먼저 사념처를 한문·산스끄리뜨어·티베트어·영어로 표기한 뒤 경전에 근거해 정의하고, 개념적으로 분석했다. 이어 인접개념으로 ‘지속적인 관찰’ ‘위빠사나’ ‘알아차림’ ‘마음지킴’ ‘사마타’ 등과 비교해 차이점을 드러냈다.

또 초기불교의 <대념처경> <염처경> <입출식념경> 등과 아비달마 문헌인 <대비바사론> <아비달마구사론> 대승불교의 <유가사지론> <마하지관> 등에서 개념이 사용되는 맥락을 살피며 개념의 역사적인 의미 변천을 밝혀냈다.

가장 돋보인 부분은 현대적 해석과 논의를 다룬 부분. 이와 관련 임 교수는 ‘현대적 적용과 실천’ ‘현대적 논의’로 항목을 구분했다. ‘현대적 적용과 실천’ 부분에서는 마하시(1904~1982), 고엔까(1924~), 붓다다사(1906~1993) 등 오늘날 남방 상좌부 수행자들의 실천 방법과 특징을 소개했다.

또 ‘현대적 논의’에서는 사념처의 위빠사나가 선정(禪定), 즉 사마타 상태와 어떤 관련을 맺는가 하는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음을 밝히고, 이를 둘러싼 국내외 학자들의 설을 소개했다. 논문 말미에는 집필자가 참고한 원전 및 번역본, 논문 및 단행본 등을 밝혀놓았다.

박익순 기자 | ufo@buddhapia.com
2005-03-22 오후 7:29:00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