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3 (음)
> 종합
"사회운동의 '틀' 바꿔야 한다"
불교 바탕한 대안모색으로 공감대 넓혀야


정토회는 빈그릇운동ㆍ천성산 살리기 도룡뇽 접기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도룡뇽을 접고 있는 정토회원들. 현대불교자료사진.


정토회가 활동방식을 상근자 중심에서 회원 중심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면서 이것이 불교계의 사회운동단체들의 변화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토회의 회원 중심의 운동방식은 단순히 활동인력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만이 아니라 정책생산 과정에서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는 ‘상향식’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뜻하기 때문이다. 소수 그룹에 의해 정책을 생산하고 집행하는 기존 단체들의 시스템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물론 내부적으로 회의적인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불교계 사회운동단체들이 안고 있는 한계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틀의 변화를 꾀하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불교사회운동단체들은 이같은 변화를 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교사회운동단체는 정토회, 재가연대, 불교환경연대, 평불협 등 30여 곳 정도. 하지만 이들 단체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정책을 생산하고 이를 활동으로 연결시키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사회적 이슈에 대한 대처능력도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상당수 단체들의 대표자가 스님이고, 승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는 현재의 승-재가 구조에서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지기가 쉽지 않은 것도 문제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전문인력 확보는 물론이고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데 있어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처지다.

결국 효과적이고 파급력 있는 정책추진이 어렵게 되고, 이것이 대중의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이벤트성 행사에 급급하게 되고 이슈를 생산하기 보다는 쫓아다니기에도 벅찰 수밖에 없다.

A단체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 이슈가 됐던 호주제 폐지 문제나 조계종 비구니부 신설 문제 등에 대해 어떤 단체가 어떤 목소리를 냈느냐”고 반문한 뒤 “사회와 불교 내부의 이슈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정책생산은 꿈같은 얘기”라고 말한다.

B단체 관계자는 “재원 문제 등 근본적으로 단체들이 갖는 한계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면서 “단체들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불교사회운동단체들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고, 또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불교사회운동단체 활동가들이 꼽은 가장 큰 어려움은 재원 문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론적이기는 하지만 우선 불자들이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또 단체들 스스로도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부분의 불교사회운동단체 활동가들은 사회운동단체들에 대한 후원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각 종단이나 사찰에서 재정 일부를 사회단체 기금으로 적립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조계종이 실시하는 ‘불교사회단체 공모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참여불교재가연대 박광서 상임대표.
참여불교재가연대 박광서 상임대표는 “종단이 ‘불교사회활동진흥법’과 같은 법령을 마련해 단체들의 활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또 하나는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경실련이 좋은 모델이 될 수 잇다. 경실련은 활동가와 전문가, 그리고 이슈와 관계가 있는 해당 기관이나 단체 등 3자가 토론을 통해 결론을 정책을 결정한다. 따라서 불교계도 내부 관계자들에 의한 정책 결정보다는 보다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이슈를 쫓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슈를 생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실련 위정희 사무국장은 “예를 들면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불교단체들이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이 문제를 이슈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불교단체들이 불교라는 가치를 통해 움직이는 만큼 이런 종교성을 특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여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세영 스님도 “재원과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불교가 지향하는 사회가치에 대한 사부대중의 인식공유가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철주 기자 |
2005-03-19 오전 9: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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