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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로 간 붓다, 그의 삶과 가르침


‘불가촉천민의 해방자’이자 ‘현대 인도불교의 중흥자’로 불리는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1891~1956).

힌두교의 전통적 신분제도인 카스트의 최하층계급인 ‘불가촉천민(하리잔)’으로 태어나 장관직에까지 오르며 소외된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 싸웠던 그는 죽기 두 달 전인 1956년 10월, 자신과 같은 처지의 불가촉천민 수십만을 이끌고 불교로 개종했다. 인간의 평등권과 신분제 해방의 길을 불교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자신은 단순한 ‘불교도’이길 원했음에도, 사람들은 종래의 불교와 구별하여 신불교(新佛敎, 네오부디즘)라 일컬었다. 이는 암베드카르가 부처님의 출가이유와 사성제(四聖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또한 영혼이나 윤회, 전생, 업 등을 부정하는 논리를 펼쳤기 때문이다.

<인도로 간 붓다>는 암베드카르가 개종을 감행하며 일반인들을 위해 집필한 불교입문서로, 그의 불교에 대한 이해를 여실히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 담긴 논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삶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암베드카르는 불가촉천민 집안의 14번째 아들로 태어났지만 세포이(영국의 인도인 용병) 장교 출신인 아버지의 도움으로 봄베이대학을 졸업하고 미국과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인도로 돌아와 1942년 총독 정부의 노동 장관을 역임했으며, 같은 해 불가촉천민의 전국적인 정당을 창당하기도 했다. 1946년에는 제헌의회 의원으로 선출됐고, 인도의 네루 내각에서 법무장관에 오르는 등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정부 관료와 언론인, 대학교수 등으로 활동하는 동안에도 그는 계속되는 계급적 폭력과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카스트제도를 인정하는 힌두교에서는 더 이상 사회변혁의 길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불교에서 그 사상적 기반을 찾았다.

암베드카르가 체계화한 불교교리는 구체적인 현실의 고통을 해결하고 구조적인 빈곤의 악순환을 타개하는 본질적인 ‘해방의 해석학’이라 일컬어진다. 그는 힌두교가 가난한 사람과 신분이 낮은 사람들의 현실을 개인의 ‘업’으로 돌리는 것과 달리, 다만 존재하는 세계 안에서 일어나고 스러지는 인연의 연쇄고리만이 있을 뿐이며 이 인과의 고리를 푸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라고 주장했다. 바른 깨달음을 통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인간의 보편적 해방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심어 준 것이다. 또한 그 깨달음은 인간의 보편적 해방을 지향하는 자비의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바로 부처님이 설한 삿다르마(정법, 正法)라고 그는 정의한다.

‘니카야’의 내용을 바탕으로 부처님의 삶과 사상을 평전(評傳) 형식으로 정리한 이 책에서 암베드카르는 부처님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그 속에서 참다운 삶과 수행의 길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03-18 오후 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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