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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떤 합당한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쉽게 폐지될 제도를 제정했다는 것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요, 한걸음 더 나아가 불교의 근본정신에 비추어 이러한 제도가 과연 제정되었어야 하는가를 다시 한번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도 종단에서 출가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승려의 자질 향상과 승려 교육의 효율성이라는 것도, 이러한 금지제도를 통한 소극적인 측면보다는 적극적인 측면에 힘을 기울여야 할 일이라고 본다.
승가의 위상을 높여 출가라는 것이 참으로 얻기 힘든 귀한 영예라는 인식을 주도록 하는 보다 적극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행하는 스님들의 위덕을 사회에 알리고 회향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요, 올바르게 수행한 스님들이 노후까지 품위를 유지하고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여러 정책들이 시행되어야 한다.
다행히도 조계종 종단에서는 이런 측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승가 교육을 위한 참신한 제도들이 정착하여 승가가 사회적인 존경을 받게 된다면 자연 승가의 위상과 자질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단순한 부작용 때문에 출가연령 제도를 폐지했다는 소극적인 해명보다는 불교의 근본정신에 충실하여 일시적인 일탈에서 바른 길로 돌아왔다고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게 본다면 시행된지 1년 남짓된 제도를 과감하게 폐지하기로 한 교육원 회의의 결정은 정법으로 돌아오는 용기있는 결단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결단을 내리기 전에 출가인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승려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처방과 대비책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번의 조치와 보완책이 맞물려 출가야말로 참으로 무상의 영광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