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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40세 출가연령제한 왜 없애나
출가정신 훼손 등 ‘득보다 실’ 많아

조계종 행자교육 장면. 현대불교 자료사진.
2003년 9월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입법화된 40세 출가연령제한의 가장 큰 목적은 출가자원의 자질향상이었다. 당시 연령제한 도입을 주장한 이들은 “일부 고령 출가자들이 수행풍토를 어지럽히는 등 대중생활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종법 개정을 통해 고령 출가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교육원 실무자들과 기초ㆍ기본교육 관계자들의 의견도 대부분 출가연령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모아졌었다.

그러나 시행 1년 6개월이 지나면서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가 돌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출가자 연령 제한으로 인한 가장 큰 영향은 역시 출가 자원의 감소였다. 대신 같은 시기 타종단의 출가자는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사회 유력인사나 전문직 고급 자원들은 조계종으로 출가하는 것을 포기해야 했다. 또 부처님의 출가정신을 훼손하면서까지 발심자의 출가를 제한한다는 비난도 끊이지 않았다.

3월 9일 열린 교육원회의는 법개정과 관련해 △40세 연령제한 고수, 연령 초과자는 심사 후 선별 출가허용 △50세 연령제한 환원, 연령 초과자는 심사후 선별 출가 허용 △연령제한 완전 폐지 등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회의에 참석한 총무원 관계자는 세 번째 완전폐지를 주장한데 반해, 일부 스님은 현행 40세 제한 고수를 주장하는 등 이날 회의의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결국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인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40세 이상 출가자를 받아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종단의 자신감도 한몫했다. 교육원도 종단의 법계ㆍ승가교육체계가 정착된 만큼 제도 폐지로 인한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교육원장 청화 스님은 “교육이수가 불가능한 정도의 고령행자는 사실상 행자교육원에서 다 걸러지고 있고, 기초, 기본, 전문교육과정 이수 후, 5ㆍ4ㆍ3급 승가고시를 통해 승가의 위계를 엄격하게 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이미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고령출가자가 이전처럼 승가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날 폐지 반대를 주장한 쪽도 시행 18개월 밖에 안 된 법을 다시 손댄다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원회의가 제도폐지결정을 내린 것은 더 이상 종단 구성원들과 사회 여론을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앙종회 교육분과위 본각 스님은 “더 이상 출가제한의 명분이 없으며, 이왕 풀 것이라면 3월 임시종회에서라도 당장 폐지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승가교육의 질’이 하락 할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마련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기존 스님들과의 위계를 명확히 하고, 이들을 위한 별도교육체계를 만드는 등 종단 차원의 준비를 서둘러야한다.
조용수 기자 | pressphoto@buddhapia.com
2005-03-15 오전 1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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