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특이한 절이다. 스님도 그렇다. 유흥가 거리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그렇고, 무조건 퍼주기 바쁜 스님도 그렇고, 테마별로 열리는 법회형식도 그렇고…, 누가 보더라도 평범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들.
나한기도도량인 경기 고양 광명사. 빌딩 7층에 위치해 있어 일반 사찰처럼 금방 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 일대 사람들 중에서 광명사를 모르는 이는 없다. 특이한 만큼 소문도 빠르게 퍼졌다.
광명사(주지 대덕)가 이곳에서 개원한 것은 2003년 5월. 서울 신촌에서 홍제포교원을 운영하던 대덕 스님은 누가 보더라도 포교당이 위치하기에는 적합지 않은 이곳을 도량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공격적인 포교’를 시작했다.
작년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광명사는 인근 공원에 천막을 쳤다. 그리고 한 달 동안 시민들에게 작은 떡이며, 과자며 선물을 나누어 주면서 작은 연꽃등을 하나씩 손에 들려주었다. 어려운 이웃이나 병든 이웃의 주소와 이름을 적어다주면 무조건 등도 달아주었다. 아파트촌을 돌며 ‘사랑의 떡 나누기’ 행사도 벌였다. 그러면서 부처님 오신날의 의미를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지장기도, 나한기도 등 기도회향 때마다 경찰서, 동사무소, 소방서, 노인정 등을 돌며 떡도 돌리고 후원금도 지원했다. 신도들로 구성된 원왕생팀은 일산병원 등지에서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무료염불봉사를 벌였다. 경기 전곡에 위치한 26사단과는 자매결연을 맺어 군포교에도 나섰다. 매달 법당운영비를 지원하고 푸짐한 선물도 전달했다. ‘무조건 주는 포교’는 그렇게 계속됐다.
광명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경전을 독송하면서, 법회를 하면서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 한글의식도 병행했다. 기도 형식도 파격적으로 변화시켰다. 108일 지장기도는 발원ㆍ참회ㆍ소원성취ㆍ감사ㆍ회향 기도 등 5개 테마로 나누고 각 테마별로 내용이 다른 발원문을 염송토록 하면서 기도하도록 했다. 한 달에 한 차례 불교대학도 열어 신도교육도 강화했다. 그러자 광명사를 아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자연히 신도도 늘기 시작했다.
2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광명사 ‘잘나가는 도심포교당’이 되기까지는 주지 대덕 스님과 광명사 불교잡지 <세계불교>의 발행인이자 불교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보현 법사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덕 스님이 포교방안 기획 등 전반적인 사찰운영을 맡고, 보현 법사는 신도 교육과 법회 주관, 주민 포교 등 일선을 담당하는 ‘투톱 체계’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대덕 스님과 보현 법사에게는 꿈이 있다. 광명사를 지역민들에게 꼭 필요한 도심포교당으로 가꾸는 것이다. 벌써 그 꿈이 영글기 시작했다. 작은 포교당이지만 광명사는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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