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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가톨릭에 사제로 입회하고, 파리7대학에서 성철사상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아 화제가 됐던 서명원 신부(Bernard Senecal)가 2005년 3월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로 부임해 강의를 시작했다. 서 교수의 일성(一聲)을 들으니 이런 게 인연이구나 싶다.
그의 박사 논문 제목은 ‘퇴옹 성철의 생애 및 전서’. <선문정로평석>을 비롯한 성철 스님의 저술 전반을 훑으며 스님의 사상을 조명했다.
논문 분량만도 1400쪽에 달하고, 논문 이해를 돕기 위한 500여 쪽짜리 사전까지 직접 편찬했으니 연구에 쏟은 정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서 교수의 논문은 성철 사상 주제로는 프랑스 내 최초이고, 한국불교 관련해서는 두 번째 박사 논문이다. 논문을 지도한 바오로 마그닌(Paul Magnin) 교수는 출판을 권하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선의 입문’과 ‘중국불교철학’을 이번 학기에 강의하게 되는 서 교수는 “강의를 통해 교수와 학생으로서 만난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인연이냐”며 “서로를 통해 얻어야 할 것을 얻고, 깨어있는 사람으로서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교육관을 피력했다.
성철 스님 연구를 위해 수행도 열심히 했던 이답게 서 교수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에는 수업시간의 1/3을 참선 수행에 할애할 계획이다. 체육관 4층에 공간도 물색해 놓았다.
서 교수는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접하면서 제 삶이 바뀌고, 신앙심 또한 더욱 풍요로워졌다”며 “그런 맥락에서 불교와 가톨릭이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소통한다면, 함께 진리를 이뤄갈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