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선원 법회 모습. 현대불교 자료사진.

서울 강남의 대표적 도심포교당인 능인선원(원장 지광) 명칭 앞에 ‘대한불교조계종’ 표기를 할 수 없게 됐다. 즉 조계종 내 능인선원이라는 존재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능인불교대학 졸업생들은 조계종 포교사 고시에 응시할 수 없게 됐다.

조계종 총무원은 3월 3일 열린 종무회의에서 능인선원 소유의 서울 서초동 건물에 대해 등록말소를 결의했다. 총무원은 곧 이 같은 결정과 능인선원 명칭 앞에 ‘대한불교조계종’이란 표기를 못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총무원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은 서초동 건물이 삼익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 이미 멸실돼 신탁등기 됐기 때문이다. 총무원측은 현재 서초동 건물에서 종교행위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포교당이 건립되면 다시 등록을 받는다는 입장이다. 능인선원측은 아파트 준공 후 매각해 그 대금으로 새 포교당을 건립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현재 능인선원이 위치한 서울 포이동 건물의 종단 등록여부다. 총무원측은 2월 18일자로 포이동 소재 부동산에 대한 종단 재산등록의사를 능인선원측에 질의했다.

능인선원측은 2월 25일자 공문에서 “포이동 소재 부동산은 사회복지법인 능인선원의 기본재산으로 보건복지부에 등록돼 1995년 9월 7일 보존등기가 완료됐으며, 동부동산의 관리 운용 처분에 관해서는 사회복지사업법의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어 종단 재산 등록을 불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무원측은 포이동 건물은 서초동에서 이전했을 뿐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포이동 건물을 능인선원으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실체로 간주해야 하며 종단에 등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능인선원 문제는 사설사암과 조계종 내 여러 법인 문제 등과 연계돼 있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능인선원은 前 대한불교 조계종 능인선원과 종교법인인 재단법인 능인불교선양원, 사회복지법인인 능인선원과 이 법인인 운영하는 능인종합사회복지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능인선원은 1985년 12월 서울 서초동 삼익상가 건물에서 출발해 1995년 8월 포이동 법당으로 이전했다. 1997년 12월 고양 국녕사와 서초법당을 조계종에 등록했으며, 1998년 5월 능인종합사회복지관 설립인가를 받았다.